거대해진 KLPGA, 1억원 벌어도 안심 못해

by조희찬 기자
2017.11.10 06:00:00

이정은이 지난 8월 27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6천51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5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평균 상금 1억원 시대를 맞았다. 시드 유지를 위해선 최소 1억원을 벌어야 하는 ‘빅무대’로 성장했다.

KLPGA 투어는 10일부터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이 펼쳐진다. 이 대회를 끝으로 시드 유지의 ‘커트라인’이 결정된다. 기준은 1억원이다. 내년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기 위해선 최소 1억원을 벌어야 안심할 수 있게 됐다.

10일까지 상금랭킹 60위 이내의 선수 중 상금 1억원 이상을 번 선수는 57명이다. 나다예가 1억136만4065원을 획득해 57위에 올라 있다. 58위 박주영(9856만2352원)부터 62위 최민경(9292만원)까지 9000만원대를 벌어 마지막 대회에서 피할 수 없는 생존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상금순위에 따라 70명(초청 등 포함 84명)이 출전해 예선없이 펼쳐지는 탓에 최종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게 된다. 만약 최민경이 9위(상금 1000만원)를 하고 박주영이 70위(상금 100만원)를 하면 역전도 가능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 반대로 박주영이 ‘톱10’ 이내에 들면 안정적으로 시드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KLPGA 투어에서 시드 유지에 성공한 60명 전원이 시즌 총상금 1억원을 넘긴 적은 아직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김보아는 9929만9550원으로 60위에 올라 시드를 지켰다. 61위 정예나(9235만2488원)와는 약 700만원 차였다. 하지만 올해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00~200만원 차로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상금랭킹 60위와 61위의 차는 하늘과 땅이다. 60위로 시즌을 마치면 내년에도 편안하게 투어활동을 할 수 있다. 반면 61위로 끝나면 21일부터 나흘 동안 전남 무안골프장에서 열리는 시드순위전을 거쳐야 한다. 상위 35위까지는 거의 모든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출전자격이 주어지고, 45위까지는 조건부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그 이하로 떨어지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한 마디로 직장을 잃은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이정은(21)의 전관왕 등극 여부가 결정된다. 이미 상금과 다승, 대상을 확정 지은 이정은은 ‘타이틀 싹쓸이’까지 평균타수 1위 만을 남겨 놓고 있다. 상황은 이정은에게 매우 유리하다. 2위 고진영(22)에게 0.37타 앞서 있다. 이정은이 이븐파를 치고 고진영이 25언더파(191타)를 기록해야 역전이 가능하다. 사실상 이정은의 전관왕 석권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정은은 “많이 지쳐 있지만 여전히 매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ADT캡스 챔피언십 포스터(사진=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