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뱅 0%대 시대]①K팝 앞세운 지상파 간판 음악방송의 추락
by김은구 기자
2017.04.08 06:00:00
|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위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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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지상파 간판 음악프로그램들이 0%대 시청률 시대를 맞았다.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가 나란히 0%대 시청률 문턱에 섰다.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내세운다면 언제 폐지를 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뮤직뱅크’의 시청률은 0.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지난달 24일과 31일 시청률은 1.0%였다. 케이블채널이나 새벽, 심야 시간대 지상파 재방송 프로그램의 성적표를 연상케 했다. ‘뮤직뱅크’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6시30분까지 편성돼 있다.
토요일 오후 3시40분 편성된 MBC ‘쇼! 음악중심’과 일요일 낮 12시10분의 SBS ‘인기가요’도 도긴개긴이다. 지난달 25일 ‘쇼! 음악중심’ 시청률은 1.3%(4월1일 결방), ‘인기가요’는 지난달 26일 1.5%, 지난 2일 1.2%라는 시청률을 각각 받아들었다. 각 방송사들이 음악 프로그램 중 대표로 내밀고 있는 프로그램들이지만 시청률은 초라했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매회 K팝의 글로벌 시대를 연 아이돌 그룹들이 출연자 라인업의 대부분을 빼곡이 채운다. 출연진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을 넘어 드라마에서도 시청률 견인에 한몫을 하고 있다. 출연진의 이름값, 인기도로만 따진다면 이들의 본래 자리라 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들은 두자릿수 시청률도 쉽게 기록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지 이미 오래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거의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하나씩은 편성을 해놓고 구색갖추기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들과도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광고 등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장르의 프로그램들은 과감히 폐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게 코미디프로그램이다. MBC는 2014년 9월 ‘코미디의 길’을 끝으로 코미디프로그램을 폐지시켰고 SBS도 한때 ‘웃찾사’를 편성표에서 제외했다. 음악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그런 신세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이재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뮤직뱅크’와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는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인기 가수들의 게스트 출연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다 보니 성적 부진에도 명맥을 유지하는 듯하다”며 “현재 상황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