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오직 그대만` 첫사랑 같아"(인터뷰)

by최은영 기자
2011.10.23 08:48:56

대가들의 선택 "밑그림만 있고 색이 없어서?"
"사랑받으니 예뻐져요"

▲ 한효주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모나리자의 초상화를 보는 듯했다. 알 듯 모를 듯 신비한 미소, 단아한 자태. 당시 유행을 거부했던 명화처럼 흔하지 않은 매력이 그녀에겐 있었다.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25)는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고 새 영화 `오직 그대만`을 이야기했다. "아프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면서 이대로 죽어도 좋으리만치 행복하기도 한…. 느낌이 딱 그래요. 첫사랑!"

한효주는 이번 영화로 많은 첫 경험을 했다. 처음 찍은 멜로영화에 상업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것도 `오직 그대만`이 처음이다.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영화의 전당`을 찾은 일은 특히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신기했어요. 개막식 무대에 올라 사람들을 보는데 실제가 아니라 CG 같더군요. 내 영화가 영화제 개막작으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첫선을 보이는데…. 꿈만 같았죠. 이런 경험, 두 번은 힘들겠죠?"

`오직 그대만`은 세상을 향해 문을 닫고 살아가는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 분)과 시력을 잃고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전화 교환원 정화(한효주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의 로맨스에 집중하기 때문에 키스신을 포함한 애정신도 그려진다.

한효주는 "`찬란한 유산` `동이` 등 전작에서도 사랑을 했고 키스신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때는 소녀의 느낌이 강했다. 이번에는 여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인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 실제 연기한 것 이상으로 모든 장면이 아주 예쁘게 나왔다"며 "영화는 확실히 배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힘이 있는 듯하다"고 싱긋 웃었다. "철민과 정화, 이름도 너무 로맨틱하지 않나요?" 되물을 때에는 작품에 과하게 심취했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도 터졌다.

반달눈을 그리며 웃는 모습이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예쁘게 웃는 비결이라도 있는 것이냐 물으니 "엄마가 잘 낳아줘서?" 눙치며 이번에는 싱겁게 웃고 본다.



"사랑을 받으면 예뻐진다잖아요. 운이 좋게 하는 작품마다 잘 돼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데뷔 초와 지금의 제 얼굴이 많이 다르지 않나요? 분위기도 바뀌었고요. 전 지금의 제 얼굴이 좋아요."
▲ 한효주

한효주는 또래 배우에 비해 확실히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왔다. 드라마 한류의 선구자 윤석호 PD의 `봄의 왈츠`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을 시작으로, 사극의 명인 이병훈 PD의 눈에 들어 `동이`로 `제2의 대장금` 신화도 연출했다. 새 영화 `오직 그대만`은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송일곤 감독 작품. 그러고 보면 그에겐 대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남다른 비결이라도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한효주는 잠시 생각이 필요하다는 듯 뜸을 들이더니 "뚜렷하게 예쁜 얼굴이 아니어서요?"라며 색칠공부에 빗대 배우로 자신의 매력을 설명했다.

"제 얼굴이 좀 밋밋하잖아요. 말하자면 밑그림은 보이는데 색이 없는 거죠. 색칠만 하면 제대로 된 그림이 될 것 같은데…. 그래서가 아닐까요?"

한효주는 드라마에서처럼 밝고 명랑했다. 반면 나이보다 진중한 구석도 갖고 있었다. 어떤 말도 허투루, 가볍게 뱉는 법이 없었으며 자신을 낮춰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알았다. 예상보다 키가 컸으며, 얼굴은 주먹만큼이나 작았다.

`의외다`라는 반응에 한효주는 "생각보다 어리기도 하죠?"라며 애교스럽게 한마디를 더했다. 한효주는 욕심도 많은 아가씨였다.

"차기작이요? 아직 못 정했어요. `오직 그대만` 홍보 마치고 들뜬 마음부터 좀 가라앉힌 이후에 생각해보려고요. 그렇다고 앞으로 영화만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드라마의 끈도 놓치고 싶진 않아요. 20대에 진한 멜로 한편 찍고 싶다 했더니 `오직 그대만` 같은 좋은 기회가 잦아들었듯 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