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MF멜루, 브라질의 잔치를 망치다
by송지훈 기자
2010.07.03 01:38:36
| ▲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브라질 MF 멜루(가운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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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 네덜란드와의 맞대결에서 씁쓸한 역전패를 허용하며 남아공월드컵 8강에서 탈락했다.
브라질은 2일 오후11시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소재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경기서 전반10분 호비뉴(산토스)가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후반에 두 골을 내줘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네덜란드에게 4강 진출권을 넘겨주며 중도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역대전적에서도 3승4무3패로 균형을 허용했다. 월드컵 본선 맞대결 결과는 1승1무2패로 열세에 놓였다.
이날 경기 MVP를 차지한 인물은 결승골의 주인공 베슬리 스네이더르(인터밀란)였지만, 흐름을 좌지우지한 인물은 브라질 미드필더 펠리페 멜루(유벤투스)였다.
멜루는 소속팀 브라질의 첫 골을 이끌어내며 '영웅'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전반10분께 하프라인 근처에서 최전방에 있던 동료 공격수 호비뉴(산토스)에게 곧장 연결되는 스루패스를 시도해 브라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후 전반 종료시까지 네덜란드 선수들을 전방위 압박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후반8분에 네덜란드가 기록한 만회골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것이 멜루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상대 미드필더 스네이더르가 올려준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멜루는, 그러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인터밀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헤딩 자책골을 기록했다. 공중볼에 대한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발생한 실수였다.
이후 자제심을 잃고 신경질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던 멜루는 1-2로 뒤져있던 후반28분께 팀의 추격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상대팀의 날개 미드필더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던 중 그라운드에 넘어진 로번을 발로 밟는 비신사적인 파울을 저질렀고, 레드카드를 받아 즉각 퇴장당했다.
이후 수적 열세에 놓인 브라질은 점수차를 좁히기 위한 시도에 어려움을 겪었고,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승리의 영광을 네덜란드에게 넘겨줬다.
'영웅'에서 '원흉'으로 추락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는 멜루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소속팀 브라질의 4강 진출 및 사상 6번째 우승 도전 또한 멜루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호비뉴(전반10분), 펠리페 멜루(후반8분, 자책골/이상 브라질), 베슬리 스네이더르(후반23분/네덜란드)
FW : 로빈 판 페르시(후40.클라스 얀 훈텔라르)
AMF : 디르크 카윗 - 베슬리 스네이더르 - 아르연 로번
DMF : 니헬 데 용 - 마크 판 보멀
DF :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르스트 - 안드레 오이에르 - 욘 헤이팅아 - 그레고리 반 더 빌
GK :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
FW : 호비뉴 - 루이스 파비아누
AMF : 카카
MF : 펠리페 멜루(후28. 퇴장) - 지우베르투 실바 - 다니엘 알베스
DF : 미셀 바스토스(후17.지우베르투 멜루) - 주앙 - 루시우 - 마이콘
GK : 훌리우 세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