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감독 "기왕이면 결승까지 가고 싶다"

by송지훈 기자
2009.12.12 04:36:11

▲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아부다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상대 클럽에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경기는 맞붙어 봐야 알 것 같다. 아르헨티나의 강호(에스투디안테스)는 한국팀(포항)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TP마젬베(감독 디에고 가르지토)전 승리를 발판삼아 남미 챔피언 에스투디안테스와의 4강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파리아스 감독은 12일 새벽(한국시각) 끝난 마젬베와의 FIFA클럽월드컵 맞대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에스투디안테스 못지 않게 우리 또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만큼 경기는 해봐야 알 것"이라며 "축구는 도처에 예기치 않은 복병이 있는 만큼, 결과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은 아프리카 클럽대항전 챔피언 마젬베를 2-1로 꺾고 K리그 클럽 중 최초로 FIFA클럽월드컵 4강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다.

경기에 대한 총평을 부탁받고 "처음엔 다소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말문을 연 파리아스 감독은 "불안감 때문에 공격이 힘들었고, 골도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여 선제골을 허용한 것에 대한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측면 지역에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전했으나, 후반 들어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리아스 감독은 두 골을 폭발시키며 승리의 수훈갑으로 떠오른 브라질 용병 데닐손에 대해 "과거 아랍에미리트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오늘 뛴 경기장이 더욱 친근했을 것"이라며 "이 지역을 잘 아는 선수라는 사실이 앞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데닐손은 과거 알 샤밥, 두바이 클럽, 알 나스르 등 두바이를 연고로 하는 클럽에서 뛴 이력이 있어 클럽월드컵이 열리는 아부다비 경기장에 익숙하다.



이어 포항이 결정적인 골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치며 박빙의 승부를 거듭한 것과 관련해서는 "물론 몇몇 선수들에게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 인정하면서도 "실수는 젊은 선수들에게서 흔히 나올 수 있는 것이며,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여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전반에 먼저 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들어 두 골을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마젬베 선수들의 경우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지 않았고,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다"며 상대팀의 약점을 우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팀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도 상대팀의 드러난 약점을 공략할 방법을 공격수들이 스스로 찾아보도록 했다"고 밝혀 창의력 위주의 플레이를 독려했음을 밝혔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후안 베론 등 4강전에서 만날 에스투디안테스의 미드필드진에 대해서는 "창의력이 뛰어나고 강한 상대"라며 높이 평가한 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 미드필더들도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파리아스 감독은 "상대팀은 엄청난 테크닉을 지닌 클럽인 만큼 자기 포지션에 머무르는 플레이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며, 스트라이커에게 최대한 공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파리아스 감독은 "어떤 팀이든 대회에 참가하면 우승을 목표로 삼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조심스럽게 정상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강팀들에 비해 열등하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아무리 강한 팀도 한 수 아래의 팀과 만나 고전할 수 있는 것이 축구"라는 말로 소속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포항은 오는 16일 새벽 아르헨티나 클럽 에스투디안테스와 4강전을 갖고 결승 진출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