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 '희망의 싹' 틔울 기대주는?

by조선일보 기자
2008.10.20 08:12:57

▲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6일 열리는 춘천마라톤엔 1만7000여 시민과 30여 명의 국내외 엘리트선수가 출전한다. 사진은 출발 2㎞ 지점 은행나무 단풍길을 달리는 춘천마라톤 참가자들.

[조선일보 제공] 한국 마라톤의 미래가 춘천 호반을 달린다. 26일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선 국내외 엘리트선수 30여 명이 우승경쟁을 펼친다. 지난해 춘천마라톤 우승자 빅토르 망구쇼(31·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의 우위가 예상되지만 15명 안팎인 한국 선수들의 추격전도 볼만할 전망. 이미 바닥까지 추락해 더 이상 무너질 곳도 없는 한국 마라톤이지만 희망의 싹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자부의 젊은 건각 중에서는 패기에 넘치는 20살 유망주 오서진(계명대)과 김세옥(경운대)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대주인 오서진은 지난 겨울에 케냐, 중국 등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오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권순영 경운대 감독은 "김세옥은 성실성과 빼어난 지구력을 갖춘 선수"라며 "몇 년 후엔 국내 정상급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계명대 동기 이명환(22)과 김태진(22)도 춘천마라톤을 통한 '업그레이드'를 노린다. 이명환은 "춘천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식이요법을 실시하며 마지막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 마라톤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자부의 정운산(29·구미시청)은 변함없는 우승후보. 2004년부터 5회 연속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는 정운산은 지난 해 2시간18분10초로 국내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13분39초.

여자부에선 지난 해 우승자(2시간35분25초) 최경희(27·경기도청)가 대회 2회 연속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유망주 남미희(20)와 송잎새(22·이상 인하대)가 눈길을 끈다. 남미희는 올해 전국체전 5000m에서, 송잎새는 3000m 장애물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미희는 춘천이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 송잎새는 두 번째 도전이다. 인하대 김영식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심폐기능과 지구력 등 마라토너의 자질을 타고 났다"며 "스피드를 보강하는 훈련이 끝나면 곧 국내 최고의 마라토너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