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셰플러도 쓴다…PGA 투어선 맬릿형 퍼터가 '대세'

by주미희 기자
2025.12.02 00:15:00

올해 PGA 투어 우승자들 클럽 결산
맬릿 퍼터 사용률 74.4%…세계 10걸 전원 사용
우즈 사용하던 블레이드 퍼터 점점 자취 감춰
테일러메이드 퍼터가 15승으로 가장 인기
용품사 격전지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14승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드라이브 샷 비거리와 아이언, 웨지 정확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퍼트 부분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짧은 거리 퍼트를 놓치는 실수가 잦았다. 2019~20시즌 PGA 투어에 본격 데뷔해 2시즌을 우승 없이 보낸 이유가 이 때문이다.

맬릿 퍼터를 들고 있는 스코티 셰플러.(사진=AP/뉴시스)
셰플러는 2022년 첫 우승 후 2023년까지 6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퍼터만큼은 성에 차지 않았다. 지난해 그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조언을 받아들여 일자형 블레이드 퍼터를 버리고 헤드가 큰 사각형 맬릿 퍼터로 바꾼 후 퍼트까지 완벽해졌다. 최근 2년 동안 13승을 쓸어담은 셰플러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장기 집권하고 있다.

셰플러처럼 최근 PGA 투어에서 맬릿형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올 한해 PGA 투어 우승자 47명 중 무려 35명이 맬릿 퍼터를 사용했다. 반면 블레이드 퍼터를 사용한 선수는 12명에 불과했다. PGA 투어 집계에 따르면 세계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전원이 맬릿 퍼터를 쓰고 있다.

맬릿 퍼터의 장점은 블레이드 퍼터보다 관용성이 높다는 것이다. 헤드가 더 큰 덕분에 무게중심의 이점이 있고 관성 모멘트(MOI)가 높다. 맬릿 퍼터를 쓰는 세계 랭킹 3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접지력이 커서 지면에서 솔을 더 안정적으로 셋업할 수 있다”고, 셰플러는 “볼 라인 정렬이 간단하고 더 효과적으로 타깃을 조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는 1970년대~2000년대 골프계를 장악했던 블레이드 퍼터가 지난 10년간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블레이드 퍼터로 메이저 대회에서 15승을 거두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나, 많은 선수가 그린에서 고전한 끝에 결국 맬릿 퍼터로 바꿨다는 것이다.

2016년 멜릿 퍼터로 최고의 성적을 낸 제이슨 데이(호주)의 활약은 맬릿 퍼터 사용을 늘린 촉매가 됐다. 당시 그가 사용한 테일러메이드의 맬릿 퍼터인 스파이더는 최고 인기 모델이 됐다. 올해도 PGA 투어 47명 우승자 가운데 테일러메이드 퍼터를 쓰는 선수의 우승 횟수가 15승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타이틀리스트 스코티 카메론 12승 △캘러웨이 오디세이 11승 △핑 7승 △랩골프 2승 순이었다.

올해 PGA 투어 우승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클럽 브랜드도 집계됐다. 드라이버 부문에선 △타이틀리스트 14승 △핑골프 12승 △테일러메이드 11승 △캘러웨이 6승 △스릭슨 3승 △미즈노 1승 순이었다. 우승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페어웨이 우드는 테일러메이드였다. 우드는 궁합을 이루기 가장 까다로운 클럽으로, PGA 투어 선수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모델을 찾으면 10년 이상 같은 모델을 쓰는 경향이 많아 충성도가 가장 높은 채다. 총 38개 테일러메이드 우드가 우승자 가방에 꽂혀 있었다.

타이틀리스트는 웨지와 볼 부문에서 압도적인 사용량을 자랑했다. 우승자의 절반 이상이 타이틀리스트 웨지로 27번 우승을 만들었고, 타이틀리스트 볼로도 26승을 합작했다. 아이언 부문에서도 30승을 올렸다. 이외에 아이언 부문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인 브랜드는 스릭슨이다. 세계 1위 셰플러, US오픈을 제패한 J.J. 스폰(미국) 등이 사용하면서 25승을 만들어냈다. 미즈노(11승), 핑골프(9승), 캘러웨이(8승)가 뒤를 이었다.

저스틴 토머스의 드라이버 티샷.(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