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넘을 산은 시즌1뿐… 시청수·화제성 압도적 성공

by김가영 기자
2025.01.09 06:00:00

엔터업계가 본 '오징어 게임2'
공개하자마자 전세계 93개국서 1위
유통가 팝업스토어 북적, 협업상품 불티
"시즌3 궁금해 하는 사람 많아,
시즌2 잘 만들었다는 증거"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워낙 전 세계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기에 작품 공개 이후 이뤄낸 성과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역대급으로 성공한 작품이에요.”

‘오징어 게임2’ 포스터(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를 바라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시선이다. 압도적인 시청 수를 기록하고 전 세계적인 화제성을 얻고 있는 만큼 시즌2가 성공을 거뒀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압도적 성과를 냈던 시즌1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각종 수치와 화제성은 만족스러운 성적”이라며 “특정 작품의 경제효과나 매출액을 계량해 평가하긴 어렵지만,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성과를 냈다”고 평했다.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역대 흥행 1위(영어+비영어 포함, 22억 520만 시청 시간) 기록을 세우며 K콘텐츠 열풍을 몰고 왔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시즌3까지 제작됐고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 호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개 이후 외신에서는 “몰입감이 높았다”(버라이어티), “이야기가 정체됐다”(뉴욕타임스) 등 평가가 갈렸지만,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집계하는 모든 국가(93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톱10 공식 페이지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는 공개 첫 주인 12월 넷째 주(23~29일) 4억 876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공개 첫 주 기준으로 2021년 9월 넷째 주(20∼26일) ‘오징어 게임1’이 세운 4억4873만시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체 주간을 통털어도 ‘오징어 게임1’이 2021년 10월 첫째 주에 기록한 5억 7176만 시간에 이어 역대 2위에 달하는 놀라운 성적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전작이 넷플릭스 역대 흥행 1위 작품이라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인물(성기훈/이정재 분)이 생존 경쟁이라는 시스템에 저항하고 싸우는 이야기를 넣어 훌륭하게 빌드업 했다”며 “오락성, 메시지 등 각자의 기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어떤 내용을 담았어도 이 같은 반응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시청 수나 화제성을 보면 이미 상업적으로 충분히 성공한 작품”이라며 “황동혁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만큼 시즌2 공개 전 유통 업계에서는 각종 팝업과 협업을 기획해 수혜를 기대했다. 효과도 고무적이다. GS25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를 개시한 ‘오징어 게임’ 협업 상품 40종은 6일 기준 12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작품 공개 이후 가파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오징어 게임’ 팝업 스토어도 일 평균 1000명, 누적 방문객 2만 명에 달한다. 다른 팝업 스토어의 일 평균 방문객이 500명 수준인 걸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오뚜기도 ‘오징어 게임2’와 협업한 뿌셔뿌셔 2종이 2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이 ‘오징어 게임2’와 협업해 출시한 통오징어만두는 초도물량 15만 개가 완판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벤트 현장을 찾은 이정재와 ‘오징어 게임2’ 출연진(사진=넷플릭스)
시즌2가 독립적인 이야기가 아닌 시즌1의 에필로그이자, 시즌3의 프롤로그 성격을 띠는 만큼 시즌2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팬들도 많다. 하지만 혹평은 오히려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의 반증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 평론가는 “시즌2가 아쉽다는 반응도 있지만, 시즌3가 좋은 끝맺음을 보인다면 결국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A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그 동안 어떤 대한민국 드라마도 이렇게 큰 글로벌 파급력을 가진 적이 없다”면서 “시즌2가 좋든 싫든 시즌3에서 펼쳐질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무척 많은데, 이 또한 시즌2가 잘 만들어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모든 의문이 시즌3에 풀린다. 전 시즌을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라면서 “훨씬 더 센 이야기인 만큼 마음에 각오를 하고 봐달라”고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