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락] 메이저 챔프 최승빈 "쇼트 퍼트 불안..브룸스틱 퍼터 도전해 보세요"

by주영로 기자
2023.06.27 00:20:00

손목 사용 줄이고 상체 회전 이용해 퍼트
안정적 스트로크로 쇼트 퍼트에서 효과

최승빈이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해 퍼트하고 있다.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짧은 거리의 퍼트가 불안하다면 브룸스틱 퍼터에 도전해 보세요.”

지난 11일 KPGA 선수권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차지한 최승빈(22)에게 브룸스틱(Broomstick) 퍼터는 우승을 이끈 비밀병기다.

마지막 날 17번홀까지 선두 박준홍에 1타 차 뒤져 있던 최승빈은 18번홀에서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성공해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뒤이어 경기한 박준홍이 18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18번홀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디 퍼트를 넣은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최승빈은 올해 시즌 개막 2주를 앞두고 브룸스틱 퍼터로 바꿨다. 작년부터 주변의 선수들이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는 걸 보면서 관심이 있던 시기에 배용준 선수가 쓰는 퍼터를 빌려 사용해 본 뒤 훨씬 편안한 느낌을 받아 망설임 없이 교체했다.

일명 롱퍼터로 불리는 퍼터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다.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 그립을 대고 사용하는 앵커링 퍼터나 밸리 퍼터는 투어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브룸스틱 퍼터는 빗자루처럼 쓸어서 치는 스타일이어서 ‘브룸스틱’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손을 신체에 대지 않은 상태에서 시계추처럼 진자운동으로 공을 굴리는 게 특징이다.

최승빈은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하기 전 짧은 거리에서 퍼트 실수를 자주 해 불안감이 컸다.

최승빈은 “1.5m 내외의 거리에서 3개 정도 치면 1번 정도 넣지 못하는 실수가 나오는 편이었다”며 “그래서 항상 퍼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브룸스틱 퍼터로 바꾼 이후 그런 불안을 떨쳐냈다”고 말했다.

브룸스틱이 짧은 거리의 퍼트에서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요인은 안정감이다.

손목의 움직임을 없애고 어깨로 공을 치도록 유도하는 브룸스틱 퍼터는 그립 끝부분을 왼손으로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샤프트 가운데를 집게 모양으로 지지해 진자운동과 같이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를 하도록 만들어 준다. 즉, 손목을 많이 써서 실수하는 골퍼에게 효과적이다.



브룸스틱 퍼터는 기술적인 요인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도 있다.

최승빈은 “퍼팅은 기술보다 심리적 요인이 성패를 좌우하는데 짧은 퍼트를 연속해서 놓치면 자신감이 사라진다”며 “저도 그런 불안감이 컸었는데 브룸스틱 퍼터로 바꿔 사용하면서 점점 짧은 거리의 퍼트에도 자신이 생겼고, 이제는 그런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냈다”고 말했다.

장점만 있지는 않다. 길이가 길어진 만큼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최승빈은 “짧은 퍼터를 사용하다 롱퍼터를 쓰면 어드레스나 스트로크 방식이 달라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적응하기 위해선 충분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퍼트 불안으로 고민하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롱퍼터를 사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스트로크 방식은 짧은 퍼터를 사용할 때와 많은 차이가 있다. 왼손은 샤프트 맨 끝부분을 쥐어 잡은 상태에서 몸과 손 사이는 공 1개에서 1개반 정도 떨어뜨린다. 오른손은 샤프트 중간에 대고 클럽이 진자운동 하듯 이동할 수 있도록 보조역할을 한다.

그립을 쥐는 방식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해도 무방하다. 최승빈처럼 왼손 엄지로 샤프트 끝부분을 감싸듯 잡아도 되고, 오른손은 이른바 손바닥을 편 ‘집게 그립’ 형태로 잡거나 검지와 중지 사이에 샤프트를 끼워 놓고 스트로크해도 괜찮다.

다만, 브룸스틱 퍼터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아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 정식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클럽 브랜드가 많지 않다.

최승빈이 사용하는 브룸스틱 퍼터도 클럽을 후원하는 타이틀리스트에서 선수용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헤드는 스코티카메론의 팬텀12를 사용했고, 샤프트 길이는 45인치로 제작했다.

최승빈이 블롬스틱 퍼터를 사용해 어드레스 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최승빈은 왼손 엄지로 샤프트 끝부분을 감싸듯 쥐는 그립을 잡고 퍼트한다. (사진=주영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