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땀 흘리는 루키 이재원 "신인왕이 목표죠" [주목 이선수]

by주영로 기자
2023.02.14 00:10:00

1월부터 태국에서 구슬땀, 2월말까지 훈련 계획
중국, 아시안투어 경험 쌓고 올해 코리안투어 데뷔
동갑내기 임성재와 10년 넘게 우정
"성재 보며 자극, 같은 무대에서 뛰는 게 또 다른 목표"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재원(가운데)가 조현우 레이크아카데미 원장(왼쪽), 박상수 스윙코치와 연습 중 코스에서 이번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주영로 기자)
[방콕(태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신인왕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태국 방콕 인근 차층사오의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의 1번홀(파5). 거리측정기로 핀까지 남은 거리가 240m임을 확인한 이재원(25)은 7번 우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남은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한 뒤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공을 때렸다. 쭉 뻗어 날아간 공은 그린에 떨어졌다가 굴러서 러프에 멈췄다.

지난 1월 3일부터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재원에게 지금은 다양한 샷을 점검하고 훈련하면서 익힌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약 두 달 동안 이어지는 전지훈련을 통해 한층 단단해져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신인왕을 차지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연일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14위에 올라 이번 시즌 출전권을 획득했다. 2017년 몇 차례 코리안투어 대회의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정식으로 시드를 획득해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과 아시안투어 등에서 뛰어왔으나 20대 중반의 나이로 투어에 합류, 또래와 비교하면 정규투어 진출이 늦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25)와 동갑내기 친구다.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오며 지금도 틈틈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잘 나가는 동기들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다. 그러나 이재원은 언젠가 같은 무대에서 활동하기를 기대하며 35도가 넘는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클럽을 휘두르고 있다.



이재원은 “옆에서 지켜본 성재는 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사춘기 시절에도 골프에만 집중하는 그런 친구였다”라며 “특히 100야드 안쪽 웨지샷과 퍼팅이 정말 좋았던 친구여서 저도 그걸 보면서 따라가려고 노력했고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PGA 투어까지 진출해서 우승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같은 투어에서 경기하는 그런 날이 오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 기간 중점적으로 가다듬고 있는 부분은 100야드 안쪽에서의 쇼트게임이다. 프로선수는 이 정도 거리에서 핀을 직접 공략해 버디를 노려야 한다. 그만큼 거리와 방향성은 물론 다양한 구질을 익혀 샷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이재원은 “드라이버로는 300야드 이상 때릴 수 있어 거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이 더 정교해야 하는 만큼 이번 훈련 기간 다양한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부족함을 보완하면 투어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리안투어에 처음 올라오는 신예지만, 자신감은 넘친다. 특히 스릭슨(2부) 투어 등과 비교해 코스 조건 등이 더 까다롭게 세팅돼 부담될 수 있지만, 오히려 난코스에서 경기하는 게 더 좋다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리는 남서울CC나 한국오픈의 개최지인 우정힐스 골프장처럼 그린이 빠르고 코스 난도가 높은 코스가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샷 컨트롤이 나쁘지 않은 만큼 난도 높은 코스에서 경기하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하다. 올해 이 2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신인답지 않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재원의 강점도 같다. 박상수 스윙코치와 조현우 레이크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이재원 선수는 샷 테크닉이 좋고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 이번 시즌 기대가 크다”라며 “이제껏 빛을 보지 못한 게 의문일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충분한 기량을 갖췄다. 훈련 기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어 올해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재원이 티샷에 앞서 카메마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