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맹인 침술사 도전…유해진과 흥행 3연타 칠까
by박미애 기자
2022.11.17 06:00:00
영화 '올빼미'로 4개월 만에 스크린 복귀
소현세자 죽음 목격한 주맹증 앓는 침술사
'택시운전사'·'봉오동 전투' 이어 유해진과 세번째
'외계+인' 1부 흥행 실패 만회할까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류준열이 4개월 사이에 250여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관객과 만난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올빼미’를 통해서다.
‘올빼미’(감독 안태진,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영화사담담)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다.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죽음이 소재다.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는 인조실록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안태진 감독은 “실제 역사와 가상의 인물이 결합된 팩션과,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주인공이 더 큰 사건에 휘말리는 스릴러, 이 두 가지를 중심에 놓고 균형감 있게 연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류준열이 극중 세자의 죽음을 목격하는 맹인 침술사 경수를 연기한다. 경수는 뛰어난 침술로 내의원 어의 이형익(최무성 분)의 눈에 들어 입궐하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맹인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인 ‘주맹증’이 있으며 의도치 않게 독살 현장을 목격하게 돼 위험에 처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류준열은 바로 전작인 ‘외계+인’ 1부에서 고려의 도사로 분했다. 류준열이 연달아 사극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인데, ‘올빼미’에서는 극에 활력을 더했던 ‘외계인+인’ 1부와 달리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다. 인조 역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는 유해진은 “옆에서 지켜보면서 류준열이 굵은 기둥이 돼가고 있음을 느꼈다”고 류준열의 연기를 호평했다.
‘올빼미’는 류준열이 ‘외계+인’ 1부의 흥행 실패 직후에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낄 만하다. 300억원 넘게 들인 ‘외계+인’ 1부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1·2부로 나뉜 스토리, 사극과 SF의 결합 등 파격적인 시도 등이 관객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면서 손익분기점(730만명)에 턱없이 부족한 150만여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장편 영화 데뷔작인 ‘소셜포비아’(2015)부터 ‘봉오동 전투’(2019)까지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걸어온 류준열로서는 가장 큰 실패였다.
‘올빼미’는 언론배급 시사회 후 흥미로운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류준열의 맹진 침술사 연기뿐 아니라 데뷔 이래 처음 왕에 도전하며 웃음기를 거두고 예민한 성격의 인조를 표현한 유해진의 묵직한 연기도 인상적이다.
류준열은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 전투’에 이어 이번 영화로 유해진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택시운전사’(2017)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는 만섭(송강호 분)과 피터(토마스 크레치만 분)를 돕는 시민으로, ‘봉오동 전투’에서는 1920년 일어난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이끈 독립군으로 활약했다. 두 영화는 작품성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각각 1218만명, 47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도 거뒀다. ‘올빼미’도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은 데다 류준열과 유해진이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어떤 결실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