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2번’ 이가영 “계속 두드리면 우승 나오겠죠”

by주영로 기자
2022.06.17 00:15:00

KLPGA 투어 상금 순위 5위 이가영 인터뷰
2019년 데뷔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꾸준한 경기가 우선…올해 꼭 우승하고파"
"모든 지표에서 작년보다 좋은 순위가 목표"

이가영.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주위에서 ‘우승할 때 됐다. 언제 하느냐’ 이런 얘기 많이 들어요. 누구는 ‘또가영’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안 좋기는 한데 어쩌겠어요. 또 우승을 놓쳤는데.”

다소 민감할 법한 이야기였지만 이가영(23)은 웃음을 보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인 이가영은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번을 했다. 지난해는 5번이나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지만,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3만 3번을 기록하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꼬리표처럼 붙었다.

이가영은 “지난해에는 조급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내려놨다기보다는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굳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꾸준한 경기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가영의 ‘순둥이표’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약해서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 이가영은 “나도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낯을 가리기는 하지만 긍정적이고 활발한 밝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트레스 해방구가 없는 것은 고민이다. 취미 생활도 없고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한다. 이가영은 “산책을 많이 하는데 이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골프에 관해서는 그냥 참고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 도를 닦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가영은 올 시즌 우승 없이도 상금 순위 5위에 올랐다.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적중률, 평균 퍼팅 등 모든 부문에서 모난 곳 없이 40위 안을 유지하고 있다.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한 꾸준함이 시즌 초반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우승만 없지 ‘이가영=꾸준함’은 거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그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특히 쇼트게임과 퍼팅 보완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거리감을 맞추는 것과 짧은 퍼트를 매일매일 꾸준하게 연습한 것이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과 5월 초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이어 준우승을 기록한 이가영은 “KLPGA 챔피언십 준우승은 올해 대회 중 가장 기분이 좋았고, 반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준우승은 가장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KLPGA 챔피언십은 우승을 놓친 것이 아니라 선두와 꽤 격차가 나는 버거운 상황에서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준우승은 공동 선두로 시작해 우승을 놓친 대회였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기는 했으나 이가영에게도 우승의 간절함은 다르지 않다. 그는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열망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상금과 샷 테크닉, 퍼팅 등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우승을 향해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일차적인 목표는 꾸준하게 계속 상위권에 오르는 거예요. 계속 두드리다 보면 우승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