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 유인수 "악뮤 찬혁 닮았단 반응多…전작에선 '좀비파' 일진" [인터뷰]②
by김보영 기자
2022.02.17 0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우학’ 악역 유인수가 악동뮤지션 찬혁을 닮았다는 세간의 반응과 ‘일진 캐릭터’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유인수는 최근 취재진과 함께한 대면 인터뷰에서 찬혁을 닮았다는 반응에 대해 “요즘 제게 남겨주시는 댓글, 게시물 반응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가끔 제 이름으로 된 게시물을 검색하면 제 대신 찬혁님의 사진이 나온다”고 웃지 못할(?)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2009년 주동근 작가가 쓴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해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 등 흥행작을 배출한 이재규 감독의 첫 OTT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8년생으로 올해 24세인 유인수는 지난 2017년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데뷔해 영화 ‘기억의 밤’과 웹드라마 ‘복수노트’, 드라마 ‘학교 2017’, ‘부암동 복수자들’, ‘내 ID는 강남미인’, ‘열여덟의 순간’, ‘초콜릿’, ‘비밀의 숲2’,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 장르의 경계를 가리지 않은 꾸준한 다작으로 연기 내공을 쌓았다. 그간 작품에서 주로 단역이나 감초 조연으로 등장한 그는 넷플릭스 ‘지우학’에서 인간에서 좀비보다 더한 괴물로 거듭난 악인 윤귀남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윤귀남은 일진 무리에서 2인자 콤플렉스를 지녔던 인물로, 바이러스가 퍼진 뒤 인간의 지능을 가진 채 살아있는 좀비가 되고 이를 통해 엄청난 힘을 얻으면서 점점 더 악랄하고 잔인한 괴물이 되는 캐릭터다. 자신의 한쪽 눈을 잃게 한 청산(윤찬영 분)을 복수하기 위한 집념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끊임없이 극에 긴장감을 선사한다.
유인수는 찬혁을 닮았다는 댓글 반응들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윤귀남의 분위기는 이런 웃긴 이미지가 아니었어서 처음엔 좀 당황했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분들이 즐거워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즐겁게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 “저희들이 나오는 장면을 짜깁기한 영상들도 많더라. 저희 ‘지우학’ 단톡방에 배우들이 그런 영상들을 수도 없이 올린다”며 “저는 안 보고 있다가 한 번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시간 만에 다봤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화제를 모았던 극 중 울프컷 헤어스타일의 탄생기도 밝혔다. 유인수는 “감독님, 분장팀과 회의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시안을 준비했다. 반삭발 스타일부터 원작 귀남이 헤어스타일도 후보군에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울프컷이었다”며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결과 울프컷을 하면 중후부반부 스토리에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겠다는 판단을 내려 최종 선택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극 중 귀남의 헤어스타일이 실제 남자 고등학생들이 즐겨 하는 머리였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도 덧붙였다.
조이현이 연기한 절비 ‘남라’와 다른 결의 절비를 보여주고자 신경쓴 부분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인수는 “작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좀비 특성이 이미 세분화돼 있었다. 연기 면에서 남라랑 다른 인물로 표현했어야 했다”며 “남라가 구축한 절비는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고 저와 은지(오혜수 분)는 좀비의 본능이 더욱 살아있는 존재여야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랬기에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남라(조이현)와 그런 이야기를 안 나눴다. 대신 저와 같은 은지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특히 사람이었을 때와 좀비일 때의 차별성을 두려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그가 그간 여러 하이틴 로맨스 장르 작품에서 ‘일진’ 역할로 출연한 이력들도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2017년 웨이브로 공개된 웹드라마 ‘복수노트’는 유인수를 포함해 로몬(수혁 역), 이은샘(미진 역), 함성민(경수 역), 조이현(남라 역) 등 주요 인물들이 동시에 출연해 역주행 신드롬까지 일고 있다. 당시 극 중 좀비파 일진이었던 유인수가 시간이 흘러 ‘지우학’을 통해 실제 좀비 연기를 하게 된 사실도 덩달아 관심을 끌며 주목받고 있다.
유인수는 “지금까지 엄청 많은 학생물에 참여했는데 대부분 맡았던 배역 일진이었다”며 “오히려 이번 작품은 기존에 제가 한 일진 캐릭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가 이전에 연기한 일진의 부류는 귀남이같이 악랄한 느낌 대신 허술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이전의 일진 연기가 귀남 역할에 몰입하는데 특별히 많은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실제 저로선 기존에 많이 한 허술한 일진 역할을 표현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다”며 “‘복수노트’에선 일진도 ‘좀비파’ 일진을 맡았었는데 ‘지우학’으로 진짜 좀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우스갯 소리를 털어놨다.
이 소식을 ‘복수노트’에 출연했던 로몬이 먼저 알고 자신에게 알려줬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당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는데 로몬이가 먼저 ‘지우학’에 캐스팅돼 이 사실을 알려줬다”며 “복수노트 속 좀비파가 실제 좀비가 된다니 너무 즐거웠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