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혼성계주부터 매스스타트까지...금빛 소식 이어진다

by이석무 기자
2022.02.04 00:1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겨울 스포츠의 축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개막 이틀째인 5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한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체 7개 종목 가운데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선수 63명을 파견한다.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는 5일 오후 4시 45분 열리는 스키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스키애슬론이다.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이채원(41·평창군청)이 이의진(21·경기도청)과 함께 출전한다.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실시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김아랑, 최민정 등 선수들이 링크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메달은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이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쇼트트랙은 5일 저녁 올림픽 신설 종목인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에서 초대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혼성 2000m 계주는 남녀 2명씩 총 4명이 한 팀을 이뤄 이어 달린다. 거리가 짧은 만큼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 남녀 선수의 배치와 레이스 전략도 큰 변수다.

한국은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4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다. 1차 대회 동메달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그전에는 남녀 대표팀 에이스인 황대헌(강원도청)과 최민정(성남시청)이 함께 레이스를 펼친 적이 없었다. 두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힘을 합친다면 금메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7일에는 쇼트트랙 여자 500m와 남자 1000m 결승전이 열린다. 여자 500m는 한국의 취약종목인 만큼 메달권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다. 반면 남자 1000m는 한국이 금빛질주를 기대하는 종목 중 하나다. 황대헌이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와 3차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1차 대회 우승은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거뒀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스노보드 대표팀 이상호(맨 오른쪽)가 3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은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가 출격한다. 2018 평창 대회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상호는 베이징에서 한국 스키 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상호가 출전하는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은 선수 2명이 스노보드를 타고 나란히 가파른 경사를 빠르게 내려와 우열을 가리는 종목이다. 예선을 통해 16강을 먼저 가린 뒤 이후 두 명씩 토너먼트 맞대결을 펼쳐 메달 색깔을 가린다.

이상호는 이번 시즌 7차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세계 정상급 실력을 뽐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AP통신도 이 종목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이상호를 지목했다. 이상호는 올림픽 출전에 앞서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각오는 지금까지 성적으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날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도 열린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치르는 첫 종목이다.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평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김민석은 “가장 먼저 나서는 내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이후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도 힘을 얻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9일에는 쇼트트랙에서 다시 금빛 질주를 기대한다. 남자 1500m에서 황대헌, 박장혁(24·스포츠토토) 등이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 종목은 역대 5번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3번이나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금은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26)이 평창에서 금메달을 딴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스타 차준환. 사진=연합뉴스
10일에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스타 차준환(21·고려대)이 출격한다. 차준환은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최연소(17) 선수로 참가해 한국 역대 최고 순위인 15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선 톱10을 넘어 메달권 진입도 노리고 있다.

차준환은 지난달 23일 2021~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점인 273.22점을 기록하며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올림픽 우승 후보인 하뉴 유즈루(일본), 네이선 첸(미국) 등이 불참했지만 차준환으로선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 연기의 완성도를 높인 차준환은 베이징에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친다는 각오다.

11일은 쇼트트랙 여자 1000m에 최민정, 이유빈(21·연세대), 김아랑(27·고양시청)이 ‘금빛 레이스’에 출격한다. 여자 1000m는 앞선 7번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4번 금메달을 일궈낸 종목이다. 평창 대회에서 결승에서 우리나라 선수끼리 부딪히는 바람에 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12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김준호(27·강원도청)와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나선다. 차민규는 평창 대회 깜짝 은메달의 주인공이다.

13일은 쇼트트랙 남자 500m와 여자 3000m 계주가 열린다. 최단거리 종목인 남자 500m는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 종목이다. 하지만 황대헌은 4년 전 평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메달을 따내는 등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채지훈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반면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의 절대 강세 종목이다. 한국은 참가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지난 평창 대회까지 매번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만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차지하면 올림픽 3연패이자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평창 때 금메달을 합작했던 최민정, 김아랑, 이유빈 등이 이번에도 힘을 합친다.

15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메달을 기대한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던 이승훈(34·IHQ)-김민석-정재원(17·동북고)이 다시 의기투합해 2연속 메달을 노리고 있다.

16일에는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5000m 계주에서 메달 소식을 기대한다. 여자 1500m는 최민정이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종목이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선 이유빈이 1차와 4차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유빈도 이 종목 금메달 후보로 손색없다. 한국 선수단에서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남자 계주팀도 메달 후보로 손색없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징크스를 이번엔 깬다는 각오다.

17일에는 피겨스케이팅 여자부 유영(18)과 김예림(19·이상 수리고)이 출전한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유영과 김예림은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다. 러시아와 미국, 일본 선수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 메달권 진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담을 털고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한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사진=연합뉴스
18일부터는 여자 컬링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줄 전망이다. 평창 대회에서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은 예선을 통과할 경우 이날 준결승에 나선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올림픽 마지막 날인 20일 결승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만약 준결승에서 질 경우 19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19일에는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가 열린다. 4년 전 평창에서 이승훈이 금빛 레이스를 펼쳤던 종목이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정재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4년 전 페이스메이커로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던 정재원은 올 시즌 매스스타트 세계 랭킹 4위에 올라있다. 이승훈도 올림픽 2연패의 꿈을 안고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