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품은 K팝]BTS 흔적을 찾아라 '세계가 들썩'
by김은구 기자
2019.03.08 06:00:00
| 아미피디아 전세계 7개 도시 티저(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전 세계가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찾느라 떠들썩하다. 팬클럽 아미들 사이에서는 세계 곳곳에 숨겨진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QR코드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25일 아미피디아(ARMYPEDIA) 홈페이지를 통해 2080개 퍼즐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하면서다. 아미피디아는 아미와 인터넷 사용자 스스로 정보를 등록·편집하는 위키피디아의 합성어로 팬들과 함께 만드는 방탄소년단의 디지털 기록 저장소다.
방탄소년단의 시도는 최근 K팝에서 시도된 서사를 담은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은 기존의 세계관에서 더 진화한 형태를 보인다. 아미들이 놀이처럼 참여하는 아미피디아는 가상(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오프라인)과 연결시키고, 콘텐츠 생산자에 의해서 구축되는 세계관이 아닌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세계관이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 아이돌 그룹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떠올랐다. 기존 게임, 영상 콘텐츠인 영화 등에서 제시된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접목하면서 K팝 아이돌 그룹들이 팬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강력해졌다. 지난 2012년 엑소, B.A.P 등이 데뷔 당시 들고 나온 ‘외계 행성에서 온’이라는 콘셉트가 발전해 구체적인 서사가 부여되고 그 내용들이 음악과 뮤직비디오 및 관련 영상들에 담기면서 세계관으로 확장됐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 드림캐쳐 등은 데뷔 프로모션 때부터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마케팅 용어로 내세웠고 해외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도 냈다. 어느 새 K팝 아이돌 그룹과 팬들에게 세계관은 마블이 만들어낸 ‘마블 유니버스’처럼 친숙한 단어가 됐다. 팬들은 그 속에 머무르며 각종 오브제를 찾아내 의견을 교환하고 아티스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이야기를 완성해 나간다. 이를 통해 세계관은 아이돌 그룹과 팬덤의 결속력을 다지는 울타리 역할도 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이재원 한양대 교수는 “K팝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관을 구축해 팬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일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완결된 메시지,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앨범을 시리즈로 기획하거나 SNS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하면서 열린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게 K팝이 다른 국가의 음악과 다른 성공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관...
세계관이란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뜻한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는 테란, 프로토스, 저그라는 3개 종족이 우주의 한 행성에서 전쟁을 벌이는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에서 그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