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손흥민 추격골' 한국, 멕시코에 석패...사실상 16강 무산

by이석무 기자
2018.06.24 01:52:55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멕시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추가 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장현수가 치차리토의 슈팅을 막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로스토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LA 풋볼)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토트넘)이 후반 추가시간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추격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 0-1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한 대표팀은 이로써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경기 상대가 FIFA랭킹 1위 독일이다. 우려했던 조별리그 3전 전패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의 조별리그 3차전은 27일 카잔에서 열린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멕시코전에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은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전북현대)이 책임졌다. 2선은 왼쪽부터 황희찬(잘츠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주세종(아산무궁화), 문선민이 나란히 섰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민우(상주상무),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이용(전북현대)이 책임졌다. 골문은 스웨덴전에 이어 조현우(대구FC)가 지켰다.

멕시코는 예상대로 주전 멤버 대부분이 그대로 나선다. 최전방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가 원톱으로 나서고 독일전 결승골을 터뜨린 이르빙 로자노(PSV에인트호번)도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멕시코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멕시코에 여러 차례 위험한 찬스를 내주기는 했지만 우리도 기회가 없지 않았다.

전반 12분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린 것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이용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수에게 막혔다.

전반 21분에는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손흥민이 잡아 연속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계속 수비수에게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1분 뒤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손흥민이 찬 공을 기성용이 머리에 정확히 맞췄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멕시코와 대등한 싸움을 이어가던 한국은 페널티킥으로 어이없이 실점했다. 전반 26분 멕시코의 역습 찬스에서 장현수가 크로스 패스를 넘어지면서 막다가 공이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을 벨라가 성공해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역습으로 멕시코 골문을 노렸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전에도 한국은 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멕시코에게 점유율은 내줬지만 최전방 손흥민에게 한 번에 넘어가는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회골 대신 추가실점이 우리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반 21분 기성용이 우리 진영에서 볼을 빼앗겼고 멕시코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멕시코 공격수 3명과 우리 수비수 2명이 맞선 가운데 에르난데스가 골키퍼 조현우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에르난데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정우영(사간도스) 등을 교체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황희찬이 후반 중반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뒤늦게 한 골을 만회했다. 경기 내내 고군분투했던 손흥민이 드디어 골맛을 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용 등은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했던 승점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이날 한국을 이긴 멕시코는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 16강 진출을 사실할 확정지었다. 후반 추가골을 터뜨린 에르난데스가 이날 맨오브매치(MOM)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