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문상돈 PD “다정한 데이비드, 반응 예상했다”(인터뷰①)

by김윤지 기자
2018.02.02 06:55:00

사진=MBC에브리원
[고양(경기)=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이쯤되면 케이블의 반란이다.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는 채널 최초 5% 시청률을 돌파했다. 정규 편성 7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파급력은 수치를 뛰어넘는다. 재방송까지 광고 완판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어서와’는 역발상의 승리로 평가 받는다. 외국인 출연자와 여행 예능 자체는 익숙하지만,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의 여행 예능은 처음이다. 그 중심엔 문상돈 PD가 있다. 2012년 예능PD로 입사한 문 PD는 ‘비밀병기 그녀’(2015) 등을 연출했다. 인터뷰를 위해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문 PD는 지난여름 제작발표회 때보다 홀쭉해진 얼굴이었다. ‘대답자판기’처럼 재치있는 입담은 여전했고, 꿈의 시청률을 달성했지만 들뜨지 않았다.

문 PD는 ‘어서와’의 인기 비결에 대해 “결국 사람들이 궁금한 것”이란 간단한 답을 내놨다. 꿈의 시청률을 도달했지만 그의 목표는 더 높았다. “한 편의 드라마처럼 기승전결이 완벽한 예능, 구성이 좀 더 탄탄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국 편(1월 25일 방송 분)이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5.1% 시청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프로그램의 성공 비결을 자평하자면.

△궁금한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다니면 외국인들이 정말 많다. 그들을 무엇을 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에 녹은 게 아닌가 싶다.

―제임스 후퍼가 호스트로 출연한 영국 편이 핀란드 편을 넘었다. 어떻게 출연했나.

△MC인 알베르토가 강력하게 추천했다. 모험가라는 경력 자체가 특이하지 않나. 호주에서 생활해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연락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때마침 시기가 맞아 일정을 조율했다.

―제임스의 60대 ‘친구’ 데이비드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예상한 부분이다. 일반적인 아저씨가 아니다. 행동이나 말투가 다정하고 스스럼없다. 짧게나마 한국어를 공부해 그것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전 인터뷰를 할 때부터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험이란 콘셉트 때문에 최고 연장자인 데이비드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촬영 도중 제작진과 스태프들이 그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했다.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상비약을 챙겼다. 물론 데이비드는 대부분 일정을 소화했고, 예상보다 회복력도 빨랐다.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부작용도 있다. 일반인 출연자가 프로그램 외적으로 과도한 관심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엄격한 질타를 받기도 한다. SNS를 알아내 악플을 다는 일부 시청자도 있다.

△안타깝다. 일단 출연자들은 한국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다. 악플이 상처가 되면 어쩌나 싶다. 반면 핀란드 편은 팬이 생겼다. 저희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놀라웠다. 핀란드 편 친구들은 지역 신문과 인터뷰도 했더라. 조심스럽게 ‘이정도까지 할 일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웃음)

사진=MBC에브리원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핀란드, 영국 등 유럽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또 호스트 대부분이 JTBC ‘비정상회담’과 겹친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방송인은 그 숫자가 정해져 있다. 이미 ‘비정상회담’에서 쭉 훑었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기 쉬운 구조가 아니다. 또 비슷한 문화권을 배제하다보니 동아시아 출신이 제외된다. 미국, 유럽, 서아시아, 남미 정도인데 서아시아와 남미 출신은 찾기 힘들더라. 미국은 비슷한 문화권이라 새로울 게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유럽 출신 출연자가 많다.

―여성 출연자는 러시아 편이 유일하다.

△비슷한 이유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방송인 중 여자의 수가 적다. 외국인 아이돌 멤버를 추천하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 동양 문화권 출신이 많다. 그러다보니 후순위가 되더라. 출연자 섭외가 가장 어렵다.

―그만큼 출연자의 역할이 크다. 개개인의 매력도 시청률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선정하나.

△호스트마다 다르다. 멕시코 편은 딱 3명을 데려왔다. 영국 편은 각자 일정 때문에 4명의 후보가 있었다. 아예 10명 정도로 리스트를 뽑아오는 사람도 있다. 특정한 기준 보단 호스트와 출연자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여행 예능이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같은 여행지도 친구에 따라 다른 추억이 만들어진다. 호스트에게 각 인물별 에피소드를 들어보고 어떤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 (인터뷰②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