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결정적순간]'미생'하대리 '로맨스에 빠진 날'

by양승준 기자
2015.01.10 06:00:32

'미생물' 속 전석호의 반전

9일 방송된 tvN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 원작 드라마 속 하대리 역을 맡은 전석호 배우가 깜짝 출연했다. 안영이를 차갑게 대하면서도 원작과 달리 보약(사진 위)을 건네고 전화(아래)를 걸어 안부를 묻는 반전을 연기해 새로움을 줬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아침저녁 식사 후에 꼭 챙겨 먹어!” 남자 직장 상사가 부하 여직원에게 보약을 건넸다. “일찍 퇴근해, 이불 덮고 자라고!” 퉁명스럽게 소리는 지르는데 부하 여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반전이 있다. 여자 직장 후배를 특히 챙기는 상사는 바로 ‘미생’ 속 하대리. 배우 전석호가 tvN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에서 로맨티시스트로 변했다. 대상은 다름 아닌 안영이다. 원작 드라마에서 그렇게도 못살게 굴었던 여자 부하다.

9일 방송된 ‘미생물’에서는 달랐다. 전석호는 극 중 안영이를 연기한 장도연을 향해 “네 걱정하느라 일 하나도 못했다”며 애정을 표했다. 여자라고 무시하고 안영이에 종이를 던져 얼굴에 상처까지 남겼던 고약한 하대리는 없었다. “커피 콜라 이떤 거 먹지 마” “사탕 주는 거 깜빡했어, 내 책상에 있으니 주워 먹어”라며 먹는 것까지 챙겼다. 욕을 섞은 말투에 인상까지 쓰며 거칠게 말하는 건 같았지만, 하나같이 안영이를 챙기는 일이었다. 원작 드라마와 180도 다른 모습이다. 드라마에서 로맨스의 ‘미생’이었던 하대리가 ‘미생물’에서는 ‘로맨스의 완생’이 됐다. ‘미생물’은 하대리의 거친 모습은 그대로 살리면서 안영이를 향한 사랑을 심어 반전을 줬다. 아이디어가 빛났던 순간이다.

‘미생물’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장그래(장수원 분)가 회사에 들어갔을 때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지난 3일 방송된 1회보다 9일 방송된 마지막 2회가 패러디의 장점을 더 돋보였다는 평. 과도한 콩트와 개그를 덜고 원작 흐름을 가져가면서 비틀기를 한 덕분이다.



▶시청자평=‘오늘 ‘미생물’하대리가 살렸다’(Jessica100***), ‘오늘 ‘미생물’ 하대리 쓴데레(つんでれ,무뚝뚝하지만 사실은 부끄러움이 많은 태도)’( 96_g***), ‘하대리는 김첨지(소설 ’운수 좋은 날‘)의 후손이 틀림없다’(Ares***).

▶백승룡 ‘미생물’ PD=‘하대리가 만약?’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시청자들의 원하는 모습을 한 번 보여주고 싶었다. 안영이를 차갑게 대하지만 속정은 있는 모습으로. 전석호 배우도 즐거워했다. ‘이런거야!’라며.

tvN 드라마 ‘미생’에서 극중 하대리(전석호 분)가 안영이(강소라 분)에 화를 내며 서류를 집어던질 때의 모습(사진 위). ‘미생물’ 속 하대리는 서류를 집어던지는 대신 보약(사진 아래)을 건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