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클래스가 달랐던 수아레스의 2골 원맨쇼

by이석무 기자
2014.06.20 06:28:15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잉글랜드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루과이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는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그가 남다른 ‘악동짓’을 하면서도 왜 최고의 골잡이로 찬사받는지 이 한 경기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수아레스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 혼자 2골을 책임지며 우루과이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수아레스가 무릎 수술 여파로 결장했던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혔던 우루과이는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의 희망을 되살렸다. 수아레스가 우루과이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리버풀 소속으로 31골이나 터뜨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수아레스는 지난달 왼쪽 무릎 반월판 연골을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받아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다.

다행히 몸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월드컵 출전 명단에 포함됐지만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은 수아레스를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아레스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수아레스가 없는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1-3으로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결국 2차전에서 수아레스는 최전방 공격수로 복귀했다. “100%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고 큰소리치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2차전 상대는 자신이 활약 중인 리그인 잉글랜드였다. 게다가 잉글랜드에는 자신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리버풀 선수가 5명이나 포함돼있었다. 친정팀과의 승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수아레스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39분 에딘손 카바니의 크로스를 절묘한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1-1 동점이던 후반 40분에는 스티븐 제라드의 헤딩 실수로 따낸 공을 놓치지 않고 단독 드리블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의 내로라하는 수비수들도 수아레스를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수아레스에서 뿜어져 나온 슈팅은 어김없이 골문으로 향했다. 믿었지지 않는 골 결정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수아레스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우루과이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로 바뀐 반면 잉글랜드 관중석은 분노로 가득했다. 일부 흥분한 팬들은 맥주컵을 관중석 아래로 마구 던지기도 했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4강 진출을 견인한 수아레스는 이날 경기 활약으로 우루과이 대표팀의 기둥임을 다시 증명했다. 수아레스의 부활로 우루과이는 다시 높이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