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팝 보다 K팝" 홍콩 한류 들여다보니

by양승준 기자
2012.06.26 09:23:00

K팝 영·미 음악 강세 속 기지개
"K팝 중독적" 미래 낙관도
드라마 인기는 여전 "`옥탑방 왕세자` 후끈"
`우결` 등 영향 "한국에서 웨딩 촬영도 증가"

KBS ‘K팝 페스티벌-뮤직뱅크 인 홍콩’
[홍콩=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국제도시 홍콩에 한국 대중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드라마와 K팝이 함께 주목받으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은 20세기까지 일방적인 홍콩 문화 수입국이었다. ‘4대 천왕(곽부성·유덕화·여명·장학우)중심으로 인 ’홍콩웨이브‘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대중문화를 강타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영·미 문화가 강세인 홍콩에서 한류가 새로운 문화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KBS ‘K팝 페스티벌-뮤직뱅크 인 홍콩’


K팝은 현지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처럼 K팝 열풍이 뜨겁지는 않지만, 음악 소비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KBS는 지난 23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K팝 페스티벌-뮤직뱅크 인 홍콩‘ 공연을 열어 1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곳은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아시아투어 일환으로 최근 현지에서 공연한 장소다. K팝 가수들의 현지 시장성이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K팝 공연 관람객 허인망(22)씨는 “라이브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을 겸비한 K팝가수들은 신선하고 매력적”이라며 “점점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최대 번화가인 침사추이 내 한 레코드 상점에도 K팝 앨범 판매 부스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찬윙키 홍콩 CCTV기자는 “원더걸스 ’노바디‘가 유행한 후 홍콩인들이 다양한 K팝 음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에 J팝이 우세했다면 지금 대세는 K팝”이라고 말했다. 청신컹 홍콩 TVB 사장도 “K팝은 에너지가 넘친다”며 “이런 매력 때문에 홍콩 젊은이들이 K팝에 빠져들고 있다”고 봤다.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와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드라마의 인기는 K팝보다 뜨거웠다. ’대장금‘ ’풀하우스‘ 등으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 열풍은 유효했다. 홍콩에 교환학생으로 체류 중인 박광규(23) 씨는 “현지 친구들이 한국과 비슷한 시간에 ’옥탑방 왕세자‘ 등을 보며 드라마 얘기를 나눈다”고 했다. 현지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대학에서 한국어 교양 강좌도 신설하는 추세다.



높아진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경제적으로도 이어졌다. 박 씨는 “한류에 젖은 홍콩 대학생들 중심으로 방학을 이용해 한국으로 관광을 가려는 친구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홍콩인들의 한국 웨딩 촬영 시장도 성장세다. 한국에서 웨딩 사업 중인 홍콩인 주유민(33) 씨는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보고 한국 연예인들이 촬영한 웨딩 스튜디오에서 결혼식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홍콩인도 있다”며 “2~3년 전만 해도 두 달에 몇 건 정도였는데 최근 4~5월에는 100쌍 가까운 홍콩인들이 한국에서 웨딩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