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항, 공격축구 '지존' 가린다

by송지훈 기자
2009.08.19 06:55:33

피스컵코리아 4강 1차전 킥오프

▲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왼쪽)과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서울과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스틸러스가 'K리그 공격축구 아이콘'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서울과 포항은 오는 19일과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포항스틸야드에서 홈&어웨이로 피스컵코리아 4강전을 갖고 결승 진출을 다툰다. 최근 들어 두 팀이 또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사령탑들이 공히 '공격축구 전도사'를 자처하는 인물들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포항과 서울의 피스컵 맞대결은 양 팀이 정규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총 3개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 중이라는 점에서 '대결 1라운드'의 성격을 띤다. 기선 제압에 성공할 경우 향후 추가될 지 모를 정면승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때문에 19일 열리는 첫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서울은 포항의 '천적'으로 통한다. 2006년 8월30일 이후 6경기서 5승1무를 기록, 단 한 차례의 패배도 허용치 않으며 완벽하게 제압했다. 최근 4차례의 맞대결에서도 전승을 기록 중이다. K리그를 뒤흔든 '파리아스 매직'도 귀네슈군단에겐 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축구에서 상대전적에 바탕을 둔 천적 관계는 의외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최근 장신 공격수 스트라이커 안데르손이 가세한 이후 팀 내 공격자원들의 집중력이 향상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주포 데얀이 인천과의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홈&어웨이에 모두 결장하지만 정조국, 이상협, 이승렬 등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어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며 쌓아올린 자신감이다. 서울은 4월4일 수원전(1-0승) 이후 홈에서 치른 9경기에서 7승2무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중 다양한 상대와 대결을 벌이며 4실점만을 허용해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도 과시했다. 근래 들어 서울이 안방에서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한 건 친선경기로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2-3패)이 유일하다.

포항은 다소 부진했던 시즌 초반과 달리 근래 들어 또렷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최근 11경기서 8승3무를 기록, 무패행진을 벌이며 정규리그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치른 다섯 차례의 원정경기 결과 또한 4승1무로 준수하다. 강호들을 줄줄이 연파하며 리그 정상에 오른 2007년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항이 한 번 신바람을 타면 누구도 제어하기 힘들다. 상대전적에서 월등히 앞선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다양성 또한 강점으로 꼽힌다. '소수 정예 스쿼드'를 바탕으로 시즌 일정을 소화한 예년과 달리 올 시즌 포항은 풍성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유창현, 노병준, 조찬호 등 뉴페이스 또는 2군 멤버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경쟁에 가세한 덕분이다. 가용자원이 늘면서 파리아스 감독의 팔색조 전술 또한 빛을 발하고 있다. 상대와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변화하는 포항의 공격전술은 상대를 괴롭히는 주된 무기다.

한편 서울의 라인업에 결원이 많다는 점 또한 상대적으로 포항에겐 유리한 부분이다. 당장 사령탑 귀네슈 감독이 인천과의 컵대회 8강전 도중 과도한 항의로 퇴장을 당해 벤치에 앉지 못한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하는 사령탑의 부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팀 분위기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앞서 언급한 데얀을 비롯해 이청용(이적), 김치곤, 김한윤, 한태유(이상 부상) 등 주전급 멤버들 다수가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다는 점 또한 포항의 자신감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