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대한축구협회장, 얼마나 대단한 자리길래?
by이석무 기자
2024.12.27 00:10:00
| 3선 도전에 나선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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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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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경쟁률이 무려 6대1이다. 2016년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처음 치러진 이래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된 후 처음 실시된 2016년 선거에는 5명, 2020년은 4명이 최종 경선을 치렀다.
대한체육회장은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심지어 ‘체육 대통령’이라 불릴 정도다.
우선 1년 예산만 4400억 원에 이른다. 웬만한 지방자치단체보다도 많은 돈을 쓴다. 체육회 산하 조직도 상당하다. 회원 종목단체만 해도 정회원 64개, 준회원 4개, 인정단체 15개 등 83개에 달한다. 회원 시도체육회도 17개나 된다.
대한체육회장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 정부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체육회는 법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하지만 다른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다른 공공기관과는 다르다.
대한체육회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통합돼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 원칙’를 강조한다. 이 같은 원칙이 흔들릴 경우 국제적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정치로부터 스포츠의 독립은 올림픽의 숭고한 가치 중 하나다. 하지만 때로는 이 부분이 공공기관으로서 책무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대한체육회가 정부의 견제에 반발하면서 내놓는 단골 레퍼토리가 ‘NOC의 자율성과 독립성’이다. 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큰소리칠 수 있는 이유다.
심지어 대한체육회장은 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될 수도 있다. IOC 위원은 국제 무대에서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해외 입국 비자가 필요 없고 IOC 총회 참석 때는 차량과 통역·의전 요원이 지원된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다. 투표를 할 수 있는 선거인은 대한체육회 대의원, 회원종목 단체장 임원, 대의원, 선수, 지도자, 심판, 선수관리담당자, 회원시·도체육회임원, 대의원, 선수, 지도자, 시군구 체육회 임원과 대의원 등 2300여 명으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선거 1개월 전 전산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2만 3000명의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 일주일 전에 이 중 추려진 2300명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2022년말 ‘지정선거인’ 제도를 신설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1명씩 체육회장 선거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체육회 정관을 바꾼 것이다. 지정선거인은 총 228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약 10%에 육박한다. 체육계 일각에선 “이기흥 현 회장이 기존 체육회 조직을 활용해 지정선거인단이 누군지 미리 알게 되면 훨씬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몽규 현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대한축구협회장도 빛나는 감투다. 한국 축구의 수장이라는 명예도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소위 ‘축구 외교’ 무대에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 인기 스포츠이자, 거대한 스포츠 산업이다. 그런 축구 산업을 주무르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 FIFA다.
과거 FIFA 부회장까지 오르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처럼 정몽규 현 회장도 그동안 FIFA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2017년부터 2년간 FIFA 평의회 위원도 역임했다.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에도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의 국제 축구계 인맥을 활용해 다시 FIFA 핵심부에 들어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