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이모카세 "하루 전화만 수천통…온라인 예약 준비" [인터뷰]②
by최희재 기자
2024.11.02 08:02: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전화 폭주 상태라서 손님들 응대를 다 못 해드리는 게 너무 미안해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가 방송 후 근황을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게 ‘즐거운 술상’에서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미령 셰프는 “일상으로 돌아와서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저희는 예약을 전화로 받는데, 문의 전화가 많이 들어온다. 하루에 많게는 몇 천 통 정도 와서 마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약 시간이 되면 전화가 울리다가 휴대폰이 꺼져버릴 정도다. 가족들이랑도 연락을 못 하고 물건 발주도 어려워져서 업무용 폰을 하나 더 쓰고 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이모카세라는 이름으로 ‘흑백요리사’에 참전한 김 셰프는 유일한 한식 요리사로서 최종 6위를 차지했다. 방송 이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김 셰프는 “경동시장에서 안동집을, 창동에서 즐거운 술상이란 가게를 운영하는데 해외에서도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다. 제가 한복을 입고 다니다보니 더 많이 알아보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 중에도 가게를 들여다보고 예약 방법을 묻거나 방송 후기를 전하는 시청자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이러한 반응을 실감은 하지만 찾아보진 않았다는 김 셰프는 “제가 정성껏 한 음식인데 남들의 판단에 흔들리지 말자는 마음이다. 물론 나쁜 건 고쳐야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변함 없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그건 안다. 손님들이 가게에 오셔서 ‘두부찌개 진짜 먹고 싶었어요’ 하시더라. 한국 사람들은 그 맛을 알아서 그런다”며 웃어 보였다.
단정하게 넘긴 머리와 한복 차림을 고수하는 이유를 묻자 김 셰프는 “재래시장의 어떤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 각인된 뭔가를 깨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저희 가게 이름이 안동집이니까 마음과 몸가짐을 단정하게 해서 오시는 분들께 예의를 갖추자는 마음으로 한복을 입기 시작했다. 저에게는 작업복이다”라고 답했다.
그의 요리 인생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온기’였다. 김 셰프는 “처음 엄마 밑에서 장사할 때는 손님들이 들어오면 ‘오늘 국수 몇 그릇 팔겠다. 얼마 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이제는 그것보다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와주셨네’ 하는 반가움이 먼저 들더라. 온기 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방송 전에도 김 셰프의 가게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맛집이었다.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댓글이 ‘저렇게 가성비가 좋아서 남는 게 있나’라는 거다. 가격을 인상에 대한 고민이 있냐는 질문에 김 셰프는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그러려먼 벌써 체인점을 냈을 거다”라고 답했다.
이어 “아무리 잘 되고 손님이 많아져도 체인점은 하지 말자고 남편과 합의를 봤다. 내가 직접 주방에서 끓이고 삶아서 음식을 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만 장사를 하자고 했다”며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음식하는 게 제 목표”라고 덧붙였다.
예약 꿀팁을 묻자 “원리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좀 의리있게 살고 싶다. 또 오시라고 따뜻하게 응대하고 싶은데 지금 전화가 폭주해서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김 셰프는 온라인 예약 어플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빨리 더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통이 안 되는 건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