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이동은 “아빠가 골프 스승…빨리 KLPGA 투어 가고파”[주목 이선수]
by주미희 기자
2022.04.04 00:10:00
올해 국가대표 발탁된 유망주 이동은 인터뷰
KPGA에서 약 20년 활동한 이건희 프로가 아버지
"빨리 KLPGA 투어 시드 따는 것이 목표"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부모님이 존경스러워 보였어요. 골프는 무조건 아빠에게 배우고 싶었죠.”
한국 여자골프에 또 한 명의 주목할 만한 선수가 나타났다. 부모님이 모두 프로 골퍼 출신인 골프 집안 DNA를 타고난 국가대표 이동은(18)이다. 지난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그는 경상남도지사배 우승을 차지했고 국가대표 선발전 3위를 기록해 2022년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에서 약 20년 가까이 선수로 활동한 이건희 씨가 아버지이자 이동은의 골프 스승님이다. 어머니 이선주 씨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프로 출신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4년 골프에 입문한 이동은은 처음에는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아버지로서는 힘든 길인 걸 뻔히 아는데 그 길을 똑같이 걷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골프를 하고 싶다는 이동은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일부러 이동은은 아버지를 따라간 전지훈련에서 최대한 모든 훈련 일정을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이동은은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아빠도 조금씩 레슨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동은은 입문부터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이에게 골프를 배워본 적이 없다. “처음부터 아빠에게 배우고 싶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프로 골퍼여서 좋은 점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레슨에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부모님에게 SOS를 치면 된다. 특히 투어 경험이 있는 아버지 이건희 씨는 이동은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예를 들면 이건희 씨는 이동은에게 “1부 투어는 쇼트게임, 퍼트 싸움이다. 그걸 잘해야 성적이 잘 나온다”고 조언한다. 이전까지 샷 연습에만 집중했던 이동은은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쇼트게임과 퍼팅에 중점을 둬 연습했고 이후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드라이버 샷은 230~240m를 보낸다.
대신 부모님이 프로 골프여서 좋지 않은 점도 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아빠는 나를 가르치는 입장이어서 그런지 엄격하다. 칭찬을 들을 일이 많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웃어 보였다.
| | 어린 이동은과 아버지 이건희 프로(사진=이동은 측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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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은은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9월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린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혹은 단체전 금메달을 따면 바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줘 드림투어(2부)로 직행할 수 있다. 이동은의 목표는 KL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다.
일단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전북 정읍시의 내장산골프앤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제1회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아시안게임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국가대표가 우승하면 아시안게임 우선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동은은 이 한 대회에 집착할 생각은 없다. 그는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 어떤 대회든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나는 정규투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예전부터 꿈꿔왔던 무대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1부투어 시드를 따고 정규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내년에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동은은 고진영(27)과 박민지(24)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쇼트게임과 퍼트를 보면서 “저 정도로 잘해야 저렇게 많은 우승을 할 수 있구나”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또한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을 예약한 메이저 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은은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나라는 선수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낸 뒤 “이름을 들으면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그 선수 잘 치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