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관중도, 해외정상도, 공연도 없는 '3無 개막식'

by이석무 기자
2021.07.23 06:00:14

도쿄올림픽 개회식이 열릴 예정인 일본 도쿄국립경기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는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관중도, 해외정상도, 화려한 공연도 없는 가장 초라한 행사가 된다.

수용 정원 6만8000석의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썰렁한’ 분위기로 열린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도쿄조직위)는 개막식 참석 내외빈 수를 애초 1만명의 10%인 1000명 밑으로 줄이기로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외교 사절 등 일부만 개막식 현장에 초대받는다.

예전 같으면 올림픽 개최지 몰려들었을 세계 각국 정상들은 잇따라 도쿄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일본을 방문하지 않는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일본을 찾는다. 그나마 2024년 파리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만 유일하게 개막식 참석 의사를 밝혔다.

올림픽 개막식은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외교의 장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는 80여 개 국가 정상이 참석해 ‘올림픽 외교’가 뜨겁게 펼쳐진 바 있다.

선수단 입장도 어느 때보다 초라할 것으로 보인다. 난민팀 포한해 206개 참가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수 인원만 개막식에 참석한다. 대한민국 선수단도 본부 임원 6명을 포함해 50명만 개막식에 입장한다.

개막식 공연 규모도 대폭 축소된다. 일본 내 올림픽 반대 여론을 의식해 축제 분위기의 화려하고 웅장한 공연도 없다. 대신 ‘감동으로 하나되다’(United by Emotion)라는 개막식 주제에 맞춰 코로나19 극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 출신 공연 전문가로 도쿄올림픽 개막식 프로그램 담당 수석 고문을 맡은 마르코 발리치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개막식은 진지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이런 형태로는 다시 없을 올림픽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막식은 행사 전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연출 담당인 코뱌야시 켄타로(48)가 전격 해임됐다. 과거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던 시절 나치가 유태인을 대량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콩트 소재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개막식과 관련된 인물들이 문제를 일으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개막식 음악감독이었던 작곡가 오야마다 케이코(52)는 학창 시절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전력이 드러나 사임했다.

개·폐막식 총괄책임자였던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시 유명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연출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3월 사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쿄조직위 내부에선 개막식에 공연을 모두 빼고 선수단 입장 등 기본적인 행사만 진행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초라하게 열리는 개막식이지만 그래도 최종 성화 점화자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전까지는 해당 대회와 개최국을 상징하는 스포츠 영웅이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점화자와 점화 방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의 극복을 강조하는 만큼 사건과 관련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종 성화 점화자가 나온다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여자 레슬링 요시다 사오리(39)가 유력하다. 또한 동계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2연패를 이룬 하뉴 유즈루(27),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유도영웅’ 노무라 다다히로(47)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