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궁금해서, 5060은 추억찾아"… 원곡 소비 대폭 늘었다

by윤기백 기자
2021.03.17 05:00:00

[음원 스트리밍 동향 분석]
음악 예능·경연 프로 인기에 '원곡도 관심'
'아카이브K' 소개된 '앵콜요청금지' 311% ↑
이승환, '집콕콘' 이후 음원소비 74.9% 늘어
'미스트롯2', 트롯 원곡 소비 최대 1279% ↑

왼쪽부터 이승환, 조성모, ‘미스트롯2’ 양지은(사진=드림팩토리·MBC·TV조선)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중가요 원곡에 대한 리스너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과거 명곡이 재소환되는 ‘역주행 열풍’이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재로 한 음악 예능·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원곡을 찾아 소비하는 리스너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 시대, 한 가수를 조명하며 대중음악을 다루는 방송, 콘서트, 경연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이들 프로그램을 시청한 리스너들은 리메이크 버전뿐 아니라 최초 음악 원곡(오리지널리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원곡을 찾아 소비하는 리스너가 늘어나자 지니뮤직은 지난 2월부터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출전 가수가 부른 노래를 바로 지니앱에 원곡으로 업데이트하는 ‘실시간 원곡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평소 원곡을 자주 찾아 듣는다는 김미현(34·직장인)씨는 “방송을 통해 주옥같은 명곡을 자주 접하곤 하는데, 계속 듣다 보면 원곡 가수가 부른 노래가 궁금해지곤 한다”며 “최근 들어 경연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숨겨진 명곡이 재소환되는 경우도 많아 플레이리스트에 원곡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실시간 원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니뮤직에 최근 3개월간 방송된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리스너의 음악 소비가 많았던 원곡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요청했다. 지니뮤직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트롯, 발라드, 인디 장르의 원곡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수별, 노래별로 편차를 보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원곡 소비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프로그램별로 살펴보면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에서 소개된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이 방송 당일 음원 소비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잔나비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2NE1의 ‘Go Away’ 순으로 방송 당일 스트리밍 소비가 많았다. 쿨의 ‘애상’, 조성모의 ‘아시나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의 원곡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스트리밍 증가세가 가장 높았던 곡은 브로콜리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311%↑),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91.5%↑),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87.1%) 순이었다. 방송 전주 대비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 수가 가장 높았던 곡은 브로콜리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159%↑),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66.7%↑), 조성모의 ‘아시나요’(52.1%↑)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최근 방영된 MBC ‘집콕콘서트’ 이승환 편도 방송 직후 스트리밍 증가로 이어졌다. ‘집콕콘서트’에서 공개된 이승환의 19곡은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스트리밍이 74.9% 늘어났다. 방송 전주 대비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도 방송 전주보다 53.8% 증가했다.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곡은 ‘천일동안’(153%↑),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137%↑), ‘화려하지 않은 고백’(132%↑) 순이었다. 방송 후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이 전주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곡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45.2%)로 나타났다.

TV조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2’는 경연곡과 더불어 원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곡 음원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스트롯2’에서 1위 ‘진’(眞)을 차지한 양지은이 부른 ‘붓’은 디지털 앨범 출시 다음날(D+1) 전일 대비 음원 소비가 39.8% 증가했다. 반면 강진이 부른 원곡 ‘붓’은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스트리밍이 601%, 방송 전주보다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이 1279% 증가했다. 2위 ‘선’(善)을 차지한 홍지윤이 부른 ‘망부석’(37.9%↑)보다 원곡 가수 김태곤이 부른 ‘망부석’은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스트리밍이 613%, 방송 전주보다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이 548% 증가했다. 3위 ‘미’(美)를 차지한 김다현이 부른 ‘어머니’는 다음날(D+1) 전일 대비 스트리밍이 17.9% 증가한 반면 원곡 가수 진시몬이 부른 ‘어머니’는 방송 다음날(D+1) 전일 대비 262% 증가했고, 방송 전주보다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이 5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지니뮤직 관계자는 “비대면 환경에서 음악 방송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지면서 네티즌들이 방송에 나온 원곡을 찾아 듣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2030세대는 원곡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5060세대까지 추억의 음악을 즐기려는 의도로 원곡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