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신은경, 신스틸러로 다시 날개 펼친 90년대 톱스타들
by김보영 기자
2021.03.10 06:00:00
로맨스 장인 안재욱, 27년 만에 첫 브라운관 악역 연기
90년대 미녀스타 신은경, '펜트하우스'로 제2 전성기
"기성세대에겐 반가움, 젊은 시청자들에겐 몰입감"
| (왼쪽부터)안재욱, 신은경.(사진=제이블엔터,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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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9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주름잡던 톱스타들이 20여 년 만에 안방극장을 다시 사로잡고 있다. 최근 tvN ‘마우스’로 연기 인생 27년 만에 첫 악역으로 드라마에 귀환한 배우 안재욱,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중인 신은경이 대표적이다. 과거 전성기처럼 주인공은 아니지만, 다년의 내공으로 다진 노련함으로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안재욱은 ‘마우스’에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역을 맡아 약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마우스’는 자타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 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 분)가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상위 1%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하는 인간 헌터 추적극을 그린다.
안재욱의 역할은 프레데터의 원조격인 의사 한서준이다. 안재욱은 섬뜩한 살인마의 면모를 첫화부터 강렬히 표현해 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간 멜로 드라마 등에서 로맨틱하고 선한 역할만 맡아왔던 것과는 이미지, 작품 노선이 180도 달라진 터라 특히 눈에 띈다.
안재욱은 “캐릭터의 전환점이 필요할 것 같다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작품 제의가 왔고 대본을 본 뒤 출연을 결정했다. 분량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은경도 최근 ‘펜트하우스’ 시즌2를 통해 다시 한 번 연령 불문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방송된 ‘펜트하우스’ 시즌1부터 시즌2 현재까지 강마리 역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1에서 가난한 주인공 오윤희(유진 분) 모녀를 무시하는 밉상 사모님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시즌2에서는 깊고 독해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 중이다. 극 중 딸의 왕따 피해를 깨달은 뒤 솟구친 슬픔, 복수심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한 지상파 드라마 PD는 “‘펜트하우스’ 시즌1의 최대 수혜자가 악역 천서진을 연기한 김소연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신은경이 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맡은 배역이 극 전개에 변화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고, 배우 개인의 연기도 30여 년 내공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지난 1988년 KBS 드라마 ‘욕망의 문’으로 데뷔한 신은경은 1994년 드라마 ‘종합병원’, 1998년 ‘바람의 노래’ 등을 통해 90년대를 주름잡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2003년에는 영화 ‘조폭마누라’ 시리즈로 여자 조폭 코미디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그 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난 2018년 드라마 ‘황후의 품격’으로 김순옥 작가를 처음 만난 뒤 그와 호흡한 두 번째 작품 ‘펜트하우스’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재근 평론가는 “40대 이상 시청자들에게는 ‘그 시절’의 아이콘이던 추억의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 도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기 변신이 흥미롭게 다가온다면, 10~20대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이들의 뛰어난 연기, 캐릭터 해석능력이 매력 있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