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2년 만에 주장' LG 김현수 "선수 기살리는 캡틴되겠다"
by이석무 기자
2019.01.16 06:00:00
| LG 트윈스 새 주장 김현수가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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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입단 2년 만에 LG 트윈스 주장을 맡게 된 ‘타격기계’ 김현수(31)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캡틴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현수는 15일 잠실구장 기자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19년 주장에 선임된 소감과 올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LG에 오래있던 선수가 아니라 서로 잘 적응해야 한다”며 “오지환이나 정찬헌처럼 팀에 오랫동안 있었던 선수들이 중간에서 잘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11월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선수단 전체 미팅에서 주장으로 선임됐다. LG는 전통적으로 선수단 자율로 주장을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류중일 감독이 직접 김현수를 주장으로 지목했다. 팀의 리더로서 김현수의 능력을 높이 샀다.
김현수는 “주장으로 지명될 당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감독님이 ‘니 해라’라고 짤막하게 말했다”며 “특별히 생각은 안했지만 (주장을)시켜주면 한다는 생각은 했다. 과연 선수들이 동의해줄지는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주장이 됐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한다고 되는 시대가 아니다”며 “내가 시킨다고 다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선수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리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김현수는 LG와 FA 계약을 맺은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덕아웃 리더 역할을 했다. 덕아웃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박수치고 소리를 지르면서 기를 불어넣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현수는 “후배들이 한 경기 못했다고 해서 풀이 많이 죽는 것 같더라”며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늘 박살났다고 내일 박살난다는 보장이 없는데 한 두 경기 진다고 너무 힘들어하는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원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유명하다. 두산 시절부터 비시즌 중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해왔다. LG 이적 후에도 운동 습관을 버리지 않았다. 채은성이 지난해 중심타자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김현수와 함께 했던 훈련 효과가 컸다.
김현수는 “운동은 은성이가 하고 싶어서 스스로 한 것이다. 은성이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운동했다”며 “그렇다보니 이제 다른 선수들도 같이 운동하고 싶어한다. 나도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는 나도 러닝 정도 하고 야구만 잘하면 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산에 있을때 (손)시헌이형이나 (임)재철이형처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어야 시즌 중 잘할 수 있다는 것 알게 됐다. 그렇게 꾸준히 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지난 해 타율 3할6푼2리로 타격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타이틀을 획득하는 과정이 개운하지 않았다. 양의지(현 NC), 이정후(키움) 등과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벌이다 막판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일찍 시즌을 마쳤다. 아파서 못나오는 상황임에도 ‘타율 관리를 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김현수는 “많이 아쉬웠다. 얻어 걸린 것이었고 안받았으면 했다”며 “(타이틀을 위해)일부로 쉰다는 말을 들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래서 올해는 부상없이 꾸준히 시즌을 소화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금까지 선수 생활하면서 크게 다쳐본 적이 없었다. 작년에는 1루수 준비가 제대로 안됐기 때문에 그런 부상이 찾아온 것 같다”며 “그래서 올해는 지금부터 1루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든 나갈 수 있도록 연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선동열 대표팀 감독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김현수는 경기력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주장이었다. 금메달을 따고도 선동열 감독은 선수 기용에 대한 의혹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물러났다.
김현수는 “감독님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지켜주려고 했다. 감독님에게 제대로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어야 했는데 압도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는 것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