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 ANA 우승하면 “물안경부터 가져와야 할 것”
by주영로 기자
2018.03.30 06:00:00
LPGA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자들의 특별 이벤트
18번홀 그린 옆 호수에 빠지는 세리머니 전통
김인경 "아는 사람 다 같이 들어가서 놀것"
| 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리는 ANA인스퍼레이션은 우승자가 호수에 빠지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2016년 우승한 리디아 고와 가족, 지인들이 호수에 빠지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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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물안경부터 가져와야 할 것 같다.”
29일(한국시간) 밤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린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다. 특히 이 대회는 특별한 우승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우승자는 18번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 폰드(Poppie‘s Pond)’라는 호수에 빠지는 ‘다이빙 세리머니’를 펼친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기대도 더 커진다.
다이빙 세리머니가 처음 시작된 건 1988년부터다. 에이미 앨코트는 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너무 기쁜 나머지 대회 창시자인 다이나 셔어와 함께 연못에 몸을 던져 자축했다. 이후 1994년 도나 앤드류스가 멋진 포즈로 연못에 다시 입수한 이후로 대회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선수로는 박지은(2004년), 유선영(2012년), 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이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전통은 점점 발전해 지금은 누가 더 멋진 포즈로 다이빙을 하는지 관심사가 됐다. 유선영은 마치 수영선수처럼 앞으로 다이빙을 하는 멋진 자세를 선보였고, 박인비는 우승 직후 페트병에 연못의 물을 담아 오기도 했다. 팬들에겐 우승자가 어떤 포즈로 누구와 다이빙을 하는지 이를 보는 것 또한 볼거리가 됐다.
올해 우승을 꿈꾸는 한국선수들은 저마다 특별한 세리머니를 계획했다. 지난해 우승자 유소연은 “지난해는 정신도 없었고 처음이라 횡설수설 했었지만 다시 한 번 들어가게 된다면 좀 더 안정되게 뛰고 싶다”면서 “가족, 에이전트, 캐디 등 저와 함께 하는 팀원 모두와 뛰고 싶다”고 미리 계획한 세리머니를 슬쩍 공개했다.
기아클래식 우승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은희(32)는 “아직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고민해도 될 것 같다”면서 “일단 잘 치고 볼 일이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LPGA 투어 데뷔전이었던 호주여자오픈 우승으로 신인왕을 예약한 고진영(23)은 “부모님이 한국에 계셔서 같이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뛰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경(30)은 조금 더 특별한 세리머니를 계획했다. 그는 “농담으로 친구에게 물안경을 가져와야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곳은 항상 그런 게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행운이 온다면 아는 사람 모두 다 같이 들어가서 놀았으면 좋겠다”고 화끈한 우승 세리머니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