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골프투어 론칭…태국은 ‘쭈타누깐’ 열풍

by조희찬 기자
2017.12.08 05:30:35

에리야 쭈타누깐이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박세리(40)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보여준 ‘맨발 투혼’은 IMF 외환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까맣게 탄 피부의 박세리가 신발 속에서 감춰졌던 뽀얀 살을 드러냈을 때 국민들은 그의 숨은 노력에 감동했다. 그가 우승했을 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이는 ‘세리키즈’로 불리는 박인비와 신지애(이상 29) 등을 탄생시켰고 한국에 ‘골프 붐’이 일어나는 기폭제가 됐다.

동남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태국에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안긴 에리야 쭈타누깐(22)이 있다. 쭈타누깐이 지난 6월 태국 선수 최초 세계랭킹 1위로 이름을 올리자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태국 주요 언론은 그의 소식을 1면 기사로 다뤘다. 태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이례적으로 스포츠 선수에게 “어린이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영감을 줬다”고 극찬했다.

쭈타누깐은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그의 효과는 여전하다. 태국 언론은 그를 보고 골프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세리 키즈’처럼 ‘에리야 키즈’들이 성장하고 있다. 태국 내 골프 열기를 심상치 않게 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이미 외국선수에게 국내 투어 시드전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IQT’를 태국에서 개최하고 있다. 중계권 재판매도 논의 중이다.

외국 자본의 투입으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베트남도 골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8월 베트남프로골프협회(VPGA)가 창설됐을 때 적극 참여하며 열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외화 획득과 외국인 투자로만 이루려 했으나 최근 골프 내수 시장을 만드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짠둑판 베트남 스포츠국 부실장은 최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는 골프를 점진적인 발전의 영역으로 여겼지만 최근 급속히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골프관광협회(MGTA)가 따로 있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며 동남아 내 골프 산업은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