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인생]LPG, 9인조 3기 체제 "소시와 비교 말아주세요"

by김은구 기자
2013.11.13 07:00:00

그룹 LPG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트로트계의 소녀시대로 불리는 건 부담스러워요. 다른 그룹들과 비교될 수 없는 특징을 가진 그룹이 돼야죠.”

9인조로 3기 체제에 돌입한 걸그룹 LPG의 설명이다. 9인조로 결성된 데다 지난 10월30일 케이블채널 MBC뮤직 ‘쇼 챔피언’을 통해 선보인 선공개곡이 ‘효녀시대’라는 것만으로도 K팝 걸그룹의 대표 격인 소녀시대와 연관 짓게 한다. 하지만 멤버들은 “LPG는 기존부터 트로트를 했던 그룹”이라며 “걸그룹이 많지만 확연한 차별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1984년생 맏언니 라희부터 1993년생 막내 아율과 지은까지 9살 터울의 멤버들이 LPG 합류 제의를 선뜻 받아들인 것은 ‘음악’이라는 공통된 꿈에 트로트라는 차별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특히 정교사 자격증이 있으면서 걸그룹 에이프릴 키스로 활동했던 둘째 리카는 “아버지가 대전에서 LPG 충전소를 운영하신다”며 자신의 합류에 운명론을 폈다.

“무대와 조명이 화려한 음악방송도 좋지만 대중과 가까이서 마주하게 되는 축제, 행사 무대가 더 재미있어요. 관객들과 호흡하고 반응도 바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럴 때 살아있다는 생동감이 느껴져요.”

노래와 퍼포먼스를 하는 대부분의 그룹들은 방송 무대를 먼저 거치지만 트로트 장르는 좀 다르다. 축제, 행사 등의 무대에서 대중과 가까워지며 인지도를 쌓은 뒤 방송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멤버들은 LPG가 제격인 듯했다. 이미 지난 9월부터 각종 축제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공연을 마친 뒤에는 객석에 앉아있던 군인들이 악수를 청하기에 손을 내밀었다가 객석으로 끌려들어가는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새로운 LPG의 무대에 그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는 증거다.

그룹 LPG
멤버들은 “축제에서 1, 2기 선배들이 불렀던 곡들로 무대를 꾸미는데 인기를 끌었던 ‘사랑의 초인종’을 부르면 관객들이 노래뿐 아니라 춤도 따라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고 뿌듯해 했다.

축제 공연에서 만난 대선배 태진아는 LPG를 11월 열리는 자신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청하기도 했다.



5곡이 수록될 데뷔 미니앨범에서 대표곡은 3곡이다. ‘효녀시대’는 ‘효녀가 대세다’라는 가사를 담은 퓨전 느낌의 세미트로트, 타이틀곡 ‘빵야빵야’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내 이상형이니 꼼짝 말라’로 들이대는 내용의 일렉트로닉 세미트로트다. ‘사랑의 KTX’는 ‘남행열차’를 이을 정통 트로트라고 설명했다.

3기 LPG의 또 다른 특징은 유닛으로 댄스와 R&B,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준비를 갖췄다는 것이다. 고려대 재학생인 아율은 미국에서 6년간 공부했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유학했다. 중국과 홍콩에서 모델활동을 한 리카, 한일합작드라마 ‘레인보우 로즈’에 출연했던 라늬 등은 외국어 실력을 지닌 멤버들을 내세워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의 목표는 새로운 LPG의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것이지만 최종적인 꿈은 더 원대하다.

“나중에 죽음을 앞두고 누워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았나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길에 들어왔어요. 당장은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힘들고 부족해도 꿈을 향해 나아갈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기뻐요.”

(사진=케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