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에이핑크·크레용팝, 쾌속성장에 이유 있다

by박미애 기자
2013.08.24 08:53:22

엑소(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엑소(EXO) 에이핑크 크레용팝은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아이돌그룹이다. 이들은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면서 뒷심이 세지고 있다.

혹자는 크레용팝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줄임말로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를 일컬음)논란’ 등 마케팅(노이즈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마케팅은 어느 그룹이든 순간의 관심을 이끌어낼 뿐이다. 마케팅의 성공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에 답이 있다. 엑소 에이핑크 크레용팝은 콘텐츠로 살벌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을 넘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팀들이다.

◇유행보단 소신을..엑소-에이핑크

엑소의 성장은 가히 괄목할 만하다. 12인조 보이그룹 엑소는 ‘늑대와 미녀(Wolf)’에 이은 ‘으르렁(Growl)’으로 각종 음원 사이트 및 음악 프로그램을 휩쓸었다. 특히 10대 팬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최고의 보이그룹으로 떠올랐다. 6인조 걸그룹 에이핑크는 ‘노노노(NoNoNo)’로 데뷔 2년 만에 지상파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의 음악 색을 소신 있게 지켜왔다는 데 있다. 엑소는 SM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에 강렬한 퍼포먼스 돋보이는 이른바 ‘SMP’(SM뮤직퍼포먼스)의 계보를 이었다. 에이핑크도 데뷔 초부터 청순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어필해왔다. 그 때문인지 섹시 걸그룹 일색의 가요계에서 오히려 더 시선을 끌고 있다. 정은지는 “변화에 대한 고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섣부른 변화보다 에이핑크의 이미지인 청순한 매력으로 컴백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틈새시장 공략을..크레용팝

최신 가요의 인기 척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스포츠 경기장이다. 요즘 경기장에서 가장 핫한 곡은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의 ‘빠빠빠’. 이 곡은 두 달 전인 지난 6월에 공개됐다. 인기 가수 및 그룹들도 하루 만에 정상에서 쓰러지는 상황에서 크레용팝은 거꾸로 한달 동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파격이 주는 신선함과 틈새시장 공략을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류제현 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 실장은 “크레용팝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룹이다. 10대 소녀들도 아닌 20대 여성들이 헬멧을 쓰고 추리닝을 입고 ‘직렬 5기통 춤’을 춘다는 걸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들의 엉뚱한 모습이 신선한 재미를 안긴 것”이라고 밝혔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기존의 아이돌 그룹들은 음악·가창·안무 음악 내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음악 외적인 부분까지 멋있고 완벽한 모습을 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전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며 ”사실 대중의 기호는 다양한데 무시돼온 측면도 없지 않다. 크레용팝이 전국의 오타쿠들을 집결시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듯이 이들이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음악, 이들이 대안이다

유행만을 따라선 성공으로 이르는 길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트렌드의 중심에는 전 세계에서 K팝 열풍을 이끌고 있는 많은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존재한다. 엑소 에이핑크 크레용팝은 트렌드를 좇지 않고 틈새시장 공략으로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음악과 방향에 대한 고민이 아이돌 음악의 다양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는 아이돌 음악의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말했다.

에이핑크(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크레용팝(사진=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