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신하균이 날린 역전만루홈런
by양승준 기자
2012.01.18 08:07:56
17일 종영
선·악 오간 이강훈 캐릭터+`하균신` 열연 호평
김수현 드라마+케이블TV KBS2 재송신 불허 시청률 발목 불운도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초반은 악재의 연속이었다. 주연 배우 캐스팅 번복으로 삐걱댔고 김수현 작가의 그늘에 가려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첫 방송 시청률 8.6%(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그런 KBS2 드라마 `브레인`을 살린 건 배우 신하균(37)이었다. 그의 `명품 연기`에 탄력을 받아 `브레인`은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도 두 자리 수로 올라섰다. 시청률에선 밀렸지만, 화제성에서는 김수현의 SBS `천일의 약속`을 압도했다. 그러다 수애가 퇴장하자 지난해 12월 말부터 월화극 시청률 왕좌도 꿰찼다. "이상윤·송승헌 대신 투입된 신하균이 날린 역전만루홈런이다." 방송관계자들도 `브레인`이 쓴 역전드라마를 흥미로워했다. 방송 2회를 남기고 케이블TV의 KBS2 재송신 불허로 시청률에 타격을 입었지만 끝까지 선전했다는 평이다.
`브레인`의 성공에는 극 중 이강훈(신하균 분)캐릭터의 공이 컸다. 드라마는 단선적이었지만 이강훈의 마력은 이 약점을 압도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이강훈은 출세욕에 목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다. 그러나 시청자는 이강훈에 빠져들었다. 그의 불우했던 가족사가 드러나면서 캐릭터가 선과 악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가서다. 이강훈이 악성뇌종양에 걸린 어머니 김순임(송옥숙 분)의 임종을 맞으며 자기반성을 할 때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는 이강훈이 MBC 드라마 `하연거탑` 장준혁(김명민 분)과 다른 지점이기도 하다. 정석희 드라마평론가는 "`하얀거탑`은 철저히 장준혁에게서 어머니를 배제했지만 `브레인`은 달랐다"라며 "그런 감정의 선이 살아 여성 시청자도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브레인`은 40대 이상 여성 시청자의 지지가 도드라졌다. `브레인` 성연령별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40대 이상 평균시청률 총합(23.4%)이 10대 이상 남성 평균 시청률 총합(26.5%)과 비슷했다.
신하균이 없었다면 이강훈도 없었다. 지난 2003년 SBS `좋은 사람` 이후 8년 만의 지상파 드라마 복귀. 데뷔 13년 차 신하균의 연기 내공은 유효했다. 제작진은 신하균의 장점으로 캐릭터 몰입도의 탁월함을 꼽았다. 제작진은 "신하균의 연기는 계산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감정으로 부딪혀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리액션이 있는데 이를 `마법의 순간`이라고 한다. 신하균은 그런 순간을 이끈 배우고 그래서 (그를)틀 안에 가둬두지 않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하균과 같이 연기하다 보면 끓어오른다." `브레인` 동료 배우 조동혁도 신하균의 캐릭터 몰입도와 열정을 높이 샀다. 방송 한 관계자는 "신하균의 그간 영화 속 연기는 극중 캐릭터가 독특해 다소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강훈이 가진 드라마가 신하균의 광기와 맞물려 폭발력을 낳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