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니 인기 실감” 여자축구대표팀 ‘금의환향’

by경향닷컴 기자
2010.08.05 07:57:37

[경향닷컴 제공] “독일에선 우리 인기가 높다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한국에 와보니 정말 굉장하네요.”

‘지메시’ 지소연(한양여대)은 양손에 실버볼과 실버부트를 나눠들고 해맑게 웃었다.

4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지난 1일 독일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첫 3위라는 위업을 달성하고 돌아온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400여 인파가 몰렸다. 중간 기착지인 베이징의 기상 악화로 2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했지만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대표팀을 기다렸다.

대표팀은 최인철 감독을 앞세워 입국장에 들어섰다. 선수들은 처음 보는 환영 인파와 환호성에 놀란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나영(여주대)의 아버지 김균태씨는 “예전엔 딸이 외국에 나갔다 오면 협회 몇 사람만 나와서 초라하게 맞이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환영해주니 기분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지소연은 잠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를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답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했다.



지소연은 “어머니가 여태까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라고 말한 뒤 눈물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어머니 김애리씨는 지소연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혼한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림하면서 자궁암으로 투병하는 와중에도 허드렛일을 하며 딸의 선수생활을 지원해왔다.

지소연은 “독일 경기장엔 관중이 정말 많았다. 처음엔 당황했는데 경기를 거듭하면서 많은 관중에 익숙해진 것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라고 말해 ‘경험’을 큰 소득으로 꼽았다.

최 감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선 지도자들의 공이 크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축구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 문소리(울산과학대)는 ‘얼짱 골키퍼’로 유명해진 것에 대해 “다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라고 느낀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선수들은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4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하룻밤을 묵은 대표팀은 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해단식 및 환영오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