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이 '독일 전차'를 만날 때…

by조선일보 기자
2010.07.28 07:42:48

20세이하 여자월드컵, 지소연·포프 득점왕 대결

6·7골로 팀득점 절반이상 해결… 내일밤 준결승

[조선일보 제공] 29일 오후 10시 30분 독일 보쿰에서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과 독일 전차가 격돌한다.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19세 동갑내기 지소연(한국)과 알렉산드라 포프(독일)다.

현재 득점순위는 포프가 7골로 1위, 지소연은 6골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08년 칠레 월드컵 득점왕 시드니 르루(미국)는 이 대회에서도 5골을 기록했지만 소속팀 미국이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탈락했다.

지소연과 포프는 결승전 또는 3·4위전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2002년에 나온 역대 최다 골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역대 최다 골은 캐나다의 크리스틴 싱클레어가 넣은 10골이다.

지소연은 한국이 기록한 11골 중 절반이 넘는 6골을 넣었다. 지소연은 한국이 치른 4게임 가운데 3게임에서 6골을 넣었다. 14일 스위스와의 경기(한국 4대0승리)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할 만큼 골 결정력도 높다.



지소연은 스피드가 빠르고 개인기가 화려해 순간적인 동작으로 상대 선수들을 제친다. 정효웅 MBC ES PN 해설위원은 "키가 1m61로 작은 편이지만 몸이 다부지기 때문에 몸싸움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고 평했다.

지소연의 진가는 공격이 끊기면 재빨리 수비에 가담해 최후방까지 달려 들어갈 만큼 뛰어난 기동력에서도 나타난다. 초등학교 시절 지소연을 가르친 김광열 코리아 레포츠클럽 감독도 "시야가 넓고 수비 가담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포프 역시 최고의 결정력을 갖춘 선수다. 1m74인 포프는 프랑스와의 경기(독일 4대1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북한과의 8강전에서도 한 골을 넣는 등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포프는 자기가 직접 7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어시스트도 2개를 기록했다. 팀이 넣은 13골 중에서 9골(69.2%)이 포프의 발을 거친 셈이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포프는 좋은 신체 조건에다 뛰어난 기술을 겸비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어느 팀의 성인 에이스로 가도 손색이 없는 선수"라며 평가했다.

체격과 기술을 겸비한 것은 역대 독일 여자 대표팀 공격수들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팀 득점에서 독일(13골)과 한국(11골)이 나란히 1, 2위를 달리는 것도 두 선수의 골이 계속 터졌기 때문이다. 준결승에서 양팀의 운명이 두 선수의 발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