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 63회 칸 국제영화제 막 올랐다

by장서윤 기자
2010.05.13 06:27:49

▲ 러셀 크로 부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제 63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성대한 막을 열었다.

12일 오후 7시께 칸 팔레 드 페스티벌 광장 앞에서 열린 레드카펫 무대를 시작으로 문을 연 칸 국제영화제는 개막 선언에 이어 개막작 '로빈 후드'(Robinhood)가 상영되면서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개막식 레드카펫에는 팀 버튼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비롯, 러셀 크로 부부, 케이트 블랑쉐, 셀마 헤이엑, 장 끌로드 반담, 에바 롱고리아 등 수많은 스타·감독·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해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한국 배우들도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지성원이 장철수 감독과 함께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영희와 지성원은 "생애 처음으로 참석한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게 돼 무척 기쁘고 설렌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김을동·김금례 등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도 개막식에 함께 했다.

▲ 케이트 베킨세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로빈 후드'는 할리우드 대작이라는 점과 주연 배우 러셀 크로의 이름값에 힘입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12일 오후 진행된 개막작 기자회견은 무릎 수술로 인해 연출자 리들리 스콧 감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음에도 수백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연 배우 러셀 크로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우리는 역사 속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고 이전의 '로빈 후드' 소재 영화와는 다르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로빈 후드'는 개연성과 이야기 전개 면에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는 평가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는 총 5편이 칸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쟁 부문에 '시'(감독 이창동)와 '하녀'(감독 임상수)가, 주목할 만한 부문에 '하하하'(감독 홍상수) 비평가주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얼어붙은 땅'(감독 김태용) 등이다.

이 중 '시'와 '하녀'는 총 19편이 진출한 경쟁 부문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등을 놓고 겨루게 됐다. 역대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2편이 진출했을 경우 수상가능성이 높았던 점과 올해는 경쟁부문 초청작이 예년에 비해 2~3편 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작품의 수상 여부도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특히 한국영화는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전도연)에 이어 2009년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조건이다.

▲ 셀마 헤이엑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경쟁 부문은 지난해보다는 화제성이나 집중도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등 유명 감독들이 합류했던 지난해에 비해 편수나 감독들의 지명도 면에서는 다소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그런 가운데서도 아시아 영화의 약진은 눈에 띌 만하다. 19편의 경쟁 부문 작품 중 6편이 아시아 영화로 이창동·임상수 등 한국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중국의 왕샤오슈아이, 태국의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감독 등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아이슬란드 화산재 여파로 인한 항공 차질과 개막 일주일 전 폭풍 피해 등 정상 개최를 의심케 하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12일 개막식 당일에는 그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화창한 날씨 속에 수많은 관람객들이 자리한 가운데 영화제의 문이 활짝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