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득점왕’ 탄생할까... 무고사, 최초로 강등팀 득점왕 유력

by허윤수 기자
2024.11.23 07:00:00

득점 1위 무고사, 강등팀 득점왕 가능성↑
승강제 도입 후 득점왕 배출한 강등팀 없어
14년 만에 인천 출신 득점왕 눈앞... 구단 두 번째
강원 이상헌, 2골 차로 추격

무고사(인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무고사(인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1 최초로 강등팀에서 득점왕이 나오게 될까.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최종전이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치러진다. 23일 열리는 파이널A 3경기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대항전 진출을 둔 다툼이 벌어진다. 24일 열리는 파이널B에서는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가 결정되는 10, 11위 자리를 두고 전북현대와 대구FC가 경쟁한다.

우승 팀과 최하위 팀, 승강 플레이오프 팀이 확정된 상황에서 관심을 끄는 건 개인 타이틀이다. 도움왕은 안데르손(수원FC)이 13도움으로 2위 그룹 김대원(김천상무), 세징야(이상 8도움·대구FC)에 5개 차이로 크게 앞서며 사실상 왕좌를 예약했다.

최고 골잡이를 가리는 득점왕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5골로 1위를 달리는 무고사(인천유나이티드)의 뒤를 일류첸코(14골·FC서울), 이상헌(13골·강원FC), 이동경(김천), 이승우(이상 12골·전북) 등이 추격하는 형세다. 다만 경고 누적으로 최종전에 나서지 못하는 일류첸코는 가장 먼저 경쟁에서 이탈했다.

이상헌(강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록이 같으면 경기 수가 적은 선수가 우위를 점하는 규정에 따라 이상헌은 최소 두 골, 이동경과 이승우는 세 골을 넣어야 무고사를 넘을 수 있다. 그만큼 무고사의 득점왕 가능성이 가장 크다.

K리그1 입성 후 첫 득점왕 타이틀을 눈앞에 둔 무고사지만 오히려 표정은 어둡다. 지난 라운드에서 인천이 대전하나시티즌에 패하며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구단 역사상 첫 강등.



승강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강등팀에서 득점왕이 나온 적은 없다. 무고사가 득점왕에 오르면 강등팀에서 탄생한 첫 득점왕이 된다. 이를 아는 무고사도 지난 대전전 이후 “K리그1 잔류와 함께 득점왕 타이틀을 얻고 싶었다”라며 “2부로 강등된 이상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는 느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마음 같아선 득점왕 타이틀과 K리그1 잔류를 바꾸고 싶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산토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주민규(울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또 10년 만에 가장 적은 골 수로 득점왕에 오를 수도 있다. 2014년 수원삼성 소속이던 산토스가 14골로 타이틀을 차지한 뒤 최소 17골은 기록했다. 2022년 조규성(미트윌란)과 지난해 주민규(울산)의 17골이 10년간 가장 적은 골 수였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득점왕은 2018년 경남 소속이던 말컹(코자엘리스포르)과 2020년 울산에서 뛰던 주니오(선전)로 26골이었다. 특히 주니오는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수가 27경기로 줄었음에도 엄청난 득점력을 뽐냈다.

물론 무고사에게 반가운 기록도 있다. 2010년 유병수(화성FC) 이후 14년 만에 인천 출신 득점왕이 탄생하게 된다. 당시 유병수는 28경기에서 22골을 넣으며 구단 출신 첫 득점왕의 역사를 썼다. 무고사는 두 번째 득점왕으로 구단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아울러 토종 골잡이에게 넘어갔던 패권을 되찾게 된다. 2020년 주니오 이후 K리그1 득점왕은 토종 골잡이 차지였다. 주민규(2회), 조규성(1회)이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하며 외국인 골잡이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