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 "대충 치지 말고, 자기 발전 필요해"

by주영로 기자
2024.10.03 00:05:00

3일 개막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녀설 출전
5월 SK텔레콤 오픈서 역대 최고령 우승
7월 시니어 디오픈 제패하며 전성기급 활약
"경기 도중 화나고 참고 인내하는 성실한 자세 중요"
"끊임없이 자기 발전하며 실력 키워야"

최경주(오른쪽 두 번째)와 장유빈(맨 왼쪽), 함정우(왼쪽 두 번째), 김민규가 2일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을 끝낸 뒤 우승트로피 앞에 서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여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장담하지만, 한 번도 대충 친 적이 없었다. 한 번 하면 습관이 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에 챔피언스 투어 2승을 거둔 최경주(54)가 성장의 중요한 요소로 골프를 대하는 성실한 자세와 참고 기다리는 인내, 그리고 꾸준한 자기 발전을 강조했다.

최경주는 2일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과 7월 챔피언스 투어 더 시니어 오픈 우승 등 뒷얘기를 꺼낸 뒤 세계 무대로 나가고 싶어하는 후배들을 위해 경험담을 공개했다.

최경주는 “골프를 하면서 큰 목표를 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돌아본 뒤 “단지 컷을 통과하면 톱10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일이 하나씩 현실로 이뤄지다 보니 우승으로 연결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첫 번째 요소로 “경기하다 보면 한두 홀에서 막 칠 때도 있는데 그러면 습관이 되게 된다. 장담하지만, 나는 컷 탈락이 결정된 경기에서도 대충 친 적이 거의 없다. 그렇게 하다 보면 쌓일 수 있기에 화를 내지 않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라며 “지난 7월 시니어 디오픈 때도 6번 홀까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는데 7번홀에서 티샷과 두 번째 샷을 잘하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고 ‘남은 홀도 이렇게 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경기가 꼬이면 이성을 잃게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 막 치다 보면 어느 순간에 그런 일이 또 나온다. 그런 순간에도 참고 기다리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훈련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자세만 뒷받침돼도 우리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나가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0년 PGA 투어로 진출해 2021년 챔피언스 투어 활동을 시작한 최경주는 올해 또 다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고, 7월에는 챔피언스 투어 메이저 대회 더 시니어 오픈을 제패했다. 쉬지 않고 노력해온 결과다.



그는 “챔피언스 투어에 처음 갔을 때 톰 카이트가 6시간 동안 연습하는 것 보고 매우 놀란 적이 있다”라며 “처음엔 다 비슷하게 경험했고 내가 조금 더 젊으니 쉽게 생각했지만, 그렇게 만만하게 봤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그 순간에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발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자기 발전을 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절대 만만한 곳은 없다. 그 수준에 맞는 도전이 필요하고, 항상 철저하게 관리하고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롱런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자기 관리를 꼽았다. 최경주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유명하다. 그는 “얼마 전부터는 ‘1000일 운동’이라는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라며 “스쾃과 완력기를 이용한 손목 운동 등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는데, 손목의 힘이 좋아지니 샷이 더 정확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30년 가까이 정상급 프로골퍼로 활동해 온 대선배 최경주의 진심이 담긴 경험담에 후배들은 고개를 끄덕여 공감했다.

아마추어 시절 최경주재단 장학생으로 활동했던 김민규는 “연습을 할 때 ‘이 정도면 됐지’라고 하는 것은 골프에 없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했던 것 같아서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라며 “경기 중에 안 풀리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다가도 화를 낸 적이 많았다.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깨달았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고 대선배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함정우는 “시니어투어는 재밌게 즐기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노력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라며 “나도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쓸 것이고 사실 하나의 샷을 위해 공을 150~200개까지 쳐 본 적이 없다. 이제는 이렇게 연습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