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 조코비치, 알카라스 꺾고 대망의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파리올림픽]

by이석무 기자
2024.08.05 00:31:07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가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감격하고 있다. 사진=AP PHOTO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노바크 조코비치가 결승전 상대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테니스의 ‘G.O.A.T’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골든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를 세트스코어 2-0(7-6<7-3> 7-6<7-2>)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번 시드를 받은 조코비치는 이로써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휩쓰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테니스 역사상 남녀 단식에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조코비치가 다섯 번째다.

조코비치는 남녀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기록(24회)을 보유했다. ‘G.O.A.T’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릴 정도로 위대한 테니스 선수다. 하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 동메달이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다.

1987년생으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조코비치는 금메달이 누구보다 간절했다. 그 간절함이 빛을 보면서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만 37세인 조코비치는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따져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 최고령 우승 기록도 세웠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며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 상대는 ‘무서운 신성’ 알카라스였다. 지난달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만난 뒤 한 달 만에 펼쳐진 리턴매치였다. 당시는 알카라스가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달랐다. 승부처에서 조코비치의 집중력이 앞섰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착실히 지킨 가운데 6-6 상황에서 타이브레이크로 접어들었다. 조코비치는 7점을 먼저 뽑아야 하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강서브로 알카라스를 흔들어 6-3으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이어 2세트 역시 타이브레이크 접전이 펼쳐졌다. 조코비치는 2-2 동점에서 깊숙한 대각선 스트로크로 포인트를 딴 것을 시작으로 연속 4점을 뽑아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평소 감정표현이 많지 않은 조코비치도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코트에 엎드린 채 한참이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국 세르비아 국기를 들어 응원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올해 무릎 부상 등이 겹치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던 조코비치는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 금메달은 사격 공기권총 10m 혼성 단체전에 이어 세르비아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수확한 두 번째 금메달이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휩쓴 2003년생 알카라스는 역대 올림픽 단식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에 도전했지만, 조코비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결승전 포함, 둘의 상대 전적은 4승 3패로 조코비치가 다시 우위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