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진짜 라스트 댄스 출까' 코파 아메리카에 쏠리는 눈과 귀

by이석무 기자
2024.06.21 00:00:00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리오넬 메시.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축구의 신(神)’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의 진짜 ‘라스트 댄스’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대회가 열린다. 바로 남미축구 국가대항전인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Copa America)’ 대회다.

남미 축구 최강국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는 21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5일간 뜨거운 열정을 펼친다.

원래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 최강을 가리는 대회다. 이번 대회는 더 특별하다. 남미 10개국에 북중미 6개국도 참가한다. 진정한 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축구 축제로 열린다. 코파아메리카가 남미와 북중미를 아우르는 대회로 열리는 건 역시 미국에서 열린 100주년 대회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이후 8년 만이다.

애초 이번 대회는 에콰도르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치안 불안을 이유로 개최권을 반납했다. 결국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개최하는 미국이 월드컵 사전 준비를 위해 대회를 유치했다. 북중미 국가가 이 대회에 합류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스포트라이트는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로 꼽히는 메시에게 쏠린다. 메시는 20대 초반부터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우승을 밥 먹듯이 이끌면서 이름을 떨쳤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만 입으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소속팀에서만 열심히 뛰고 대표팀에선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2016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는 승부차기 실축으로 칠레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에는 자신에게 쏠리는 비난을 이기지 못하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제 다 옛날얘기다. 메시는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대표팀에서의 불운을 완전히 씻었다.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4골)도 차지했다.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 클럽에서나, 국가대표로서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순간이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과 귀는 메시가 국가대표로서 언제까지 활약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1987년 6월 24일 생인 메시는 불과 사흘 뒤면 만 37살이 된다. 축구선수로서 환갑을 넘겼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메시도 은퇴가 머지않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며 “2년 뒤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여부도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어쩌면 이번 코파아메리카가 메시의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다.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 어떤 기록을 남길지도 주목된다.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 통산 득점 순위에서 13골로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1위인 노르베르토 멘데스(아르헨티나), 지지뉴(브라질·이상 17골)과 4골 차다. 지난 대회에서 4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메시가 이번 대회에도 4골 이상을 추가한다면 통산 최다골 기록 경신도 기대해 볼만하다.

아울러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무려 34경기나 뛰었다. 세르지오 리빙스톤(칠레)과 함께 최다 출전 공동 1위다. 한 경기만 더 출전하면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운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통산 15번이나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루과이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2연패를 이룬다면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선다.

메시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메시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5일 과테말라와 가진 친선경기에서 혼자 2골 1도움을 기록, 아르헨티나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메시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아르헨티나는 캐나다를 비롯해 페루, 칠레와 A조로 묶였다. 조별리그는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각 조에서 1, 2위에 오른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아르헨티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역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2021년 대회에서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을 치러 0-1로 패한 바 있다. 브라질은 콜롬비아,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함께 D조로 자리해있다. 만약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중간에 탈락하지 않고 계속 올라간다면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전력강화를 진행 중인 개최국 미국은 C조에서 우루과이, 파나마, 볼리비아와 경쟁한다. 북중미에서 축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멕시코는 B조에 속해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자메이카와 조별리그를 펼친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조편성도 가장 수월한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며 아르헨티나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