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동반 플레이·딸은 캐디…우즈 “내 인생 가장 특별한 순간”(종합)

by주미희 기자
2023.12.18 00:00:00

우즈, 아들 찰리와 8언더파 합작…딸 샘은 캐디 데뷔
샘 ‘우즈’ 이름표 달린 캐디빕 입고 캐디 역할 수행
14세 찰리는 300야드 넘는 장타 선보여 눈길
“스윙 스피드 120마일 돌파했다” 아들 자랑

타이거 우즈(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들 찰리(오른쪽)가 17일 열린 PNC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퍼트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딸 샘(왼쪽)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가족 골프대회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의 가족이 총출동했다. 아들 찰리(14)는 4년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해 아버지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벌였다. 이날만큼은 찰리보다 큰 딸 샘(16)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샘의 캐디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우즈와 찰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합작해, 8언더파 64타를 작성했다.

총 20팀의 가족이 출전한 가운데 ‘팀 우즈’는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15언더파 57타로 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운 맷 쿠처(미국) 부자와 7타 차다.

우승은 멀어졌지만 우즈에게는 가장 행복한 대회로 기억될 듯하다. 찰리는 물론 큰 딸인 샘까지 처음으로 함께 대회를 치렀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샘은 경기 구역과 갤러리 관람 구역을 나누는 로프 밖에서 경기를 관전해왔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아빠 우즈의 플레이를 돕기 위해 티잉 에어리어에 함께 올랐다.

우즈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샘은 환상적이었다. 샘이 캐디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우리 가족에게 이보다 더 특별할 수가 없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두 아이 모두 이렇게 로프 안에 들어가 경기에 참여한 건 저에게 정말 특별한 일이었다. 물론 집에서도 이런 시간을 종종 보내지만 대회에서 하게 돼 더 특별했다”고 말하면서 연신 싱글벙글 웃었다.



샘이 대외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3월 우즈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을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샘은 아버지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샘은 “나는 2007년 6월 18일이 생일인데 아버지는 US 오픈 연장전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퍼팅을 놓친 뒤 (준우승하고), 급하게 병원에 왔다. 아버지가 빨간 골프 셔츠를 입은 채로 병원에 도착한지 5분도 되지 않아 내가 태어났다. 그날 아버지는 대회에서 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모든 것 중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고 멋지게 연설한 바 있다.

이날도 샘은 아버지를 보좌하는 역할을 순조롭게 수행했다. 그는 ‘우즈’ 이름표가 달린 네이비색 캐디빕을 입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우즈가 샷 연습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또 클럽 그루브에 흙이 끼지 않도록 타월로 세심하게 닦아냈다. 카트를 직접 운전해 우즈를 연습 그린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는 우즈의 오랜 캐디였던 조 라카바가 캐디를 맡았고, 찰리의 캐디는 라카바의 아들이 담당했다. 그러나 라카바가 올해부터 패트릭 캔틀레이와 함께하면서 우즈와 결별했고, 우즈는 새로운 캐디를 찾아야 했다. 이에 딸 샘이 기꺼이 아버지의 캐디로 나선 것. 찰리는 학교 골프팀 동료에게 백을 맡겼다. 샘·찰리의 엄마이자 우즈의 전 부인인 엘린 노르데그렌도 로프 밖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져, 온 가족이 총출동한 셈이 됐다.

찰리의 장타력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5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샷을 강하게 친 뒤 원하는 곳으로 공이 간 듯 만족스럽게 손을 흔드는 ‘굿바이 샷’을 선보여 우즈의 미소를 자아냈다. 321야드의 13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가는 장타를 날렸다. 찰리는 경기를 마친 뒤 “오늘 드라이버 샷을 정말 잘 쳤다.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아 만족하지만 퍼트를 잘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이번 대회 출전에 앞서 찰리의 키가 10cm나 더 자랐으며, 스윙 스피드는 120마일을 돌파했다고 아들을 자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