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도전’ 김하성, MLB 골드 글러브 2루수·유틸리티 2개 부문 최종 후보 선정
by허윤수 기자
2023.10.20 00:00:00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 1루 제외한 내야 전 지역 소화
2루수 부문에선 호너, 스토트와 경쟁
유틸리티 부문에선 베츠, 토미 에드먼과 격돌
| 김하성(샌디에이고)이 한국인 최초 골드 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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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골드 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롤링스 골드 글러브상 내셔널리그 포지션별 최종 후보 두 개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루수와 유틸리티(만능) 부문 최종 3인에 포함됐다.
올 시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붙박이 1번 타자 겸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152경기를 뛰며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탄탄한 기본기와 특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활약을 인정받은 김하성은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드 글러브는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상이다. 김하성이 수상하게 된다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골드 글러브 수상자 선정 방식은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으로 이뤄진 코치진이 투표와 미국야구연구협회의 수비 지표를 합쳐 결정한다. 코치진의 투표가 75%를 차지하고 수비 지표가 25% 반영된다.
김하성은 2루수 부문에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토트(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쟁한다. ‘MLB닷컴’은 김하성을 비롯해 호너, 스토트 모두 소속팀이 대형 유격수를 영입하면서 2루수로 옮겼지만 후보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스토트와 호너는 평균대비아웃기여(OAA) 수치에서 각각 +16, +15를 기록했고, 김하성은 2루수로 +7, 전체 포지션을 아우른 0AA는 +10으로 평가됐다.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수상을 다툰다. 김하성과 한국계인 토미 에드먼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하성은 유격수, 2루수, 3루수로 뛰며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누볐다. 베츠는 우익수, 2루수, 유격수를 넘나들었다. 토미 에드먼은 2루수, 외야수, 유격수를 두루 소화했다.
지난해 김하성의 입지를 고려하면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 선정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겨울 리그 정상급 유격수인 산더르 보하르츠를 영입했다. 자연스레 김하성이 트레이드 가능성이 점쳐졌다.
묵묵히 훈련에 매진한 김하성은 내로라할 내야수가 넘치는 샌디에이고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찼다. ‘MLB닷컴’은 지난달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로 김하성을 꼽기도 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의 부진에도 김하성은 팀 내 몇 명 없는 우수한 선수로 발돋움했다”라며 “엘리트 1번 타자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팀 내에서 수비력만큼은 김하성을 따라갈 수 없다”라며 “2루수는 물론이고 3루수, 유격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라며 다재다능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11일 귀국한 김하성은 “시즌 막판 타격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며 “체력 문제가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많은 포지션을 오갔고 도루를 자주 하면서 잔부상도 생겼다. 이런 부분을 잘 보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골드 글러브 수상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김하성은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최종 후보에 오른 골드 글러브 수상 여부는 내달 6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