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아 "더워도 힘들어도...카메라 앞에서 행복해요."

by고규대 기자
2018.07.30 06:00:00

'전학생'으로 10여 년만에 영화 복귀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의 남다른 각오
'파도야 파도야' 종방 아쉬움 전해
아들 성 씨를 바꾼 사연도 첫 고백

배우 성현아가 영화 ‘전학생’ 촬영 현장에서 연기를 모니터 하는 모습.(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더워도 추워도... 촬영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25일 서울 서울특별시 노원구 월계로의 한 도로. 배우 성현아가 초조한 눈빛과 상기된 표정으로 전단지를 돌린다. 전단지를 받아든 시민과 학생은 실종된 아이를 찾으려는 성현아의 복잡한 심정을 알 수 없다. 어느날 사라진 아이를 찾아나선지 1년,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엄마 역할이 들어오는 게 자연스러운 나이죠. 저도 아이를 둔 엄마이고요. ‘파도야 파도야’(KBS2)에서 교양있는 척 맹한 엄마 역할이라면 이번 영화에서는 복수를 다짐하는 무서운 엄마라고 해야 할까요?”

‘전학생’은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성현아는 실종된 딸을 찾는 어머니 정아 역을 맡았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신재호 감독의 제안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신재호 감독은 앞서 영화 ‘동감’(2000)의 극본에 이어 ‘내사랑 싸가지’(2004)로 데뷔한 이후 치외법권’(2015) ‘대결’(2016) ‘게이트’(2018) 등의 메가폰을 잡은 재기 넘치는 중견감독. 신 감독은 드라마 ‘파도야 파도야’와 의류업체 시크헤라 CF 등에서 성현아의 재기 과정을 눈여겨보다 그를 캐스팅했다. 현장에서 만난 신 감독은 “달콤한 멜로부터 격정적 드라마까지 변화무쌍한 연기를 해온 성현아의 합류가 영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배우 성현아가 영화 ‘전학생’ 촬영 현장에서 1년 가까이 찾지 못한 아이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나누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날은 성현아의 영화 첫 촬영하는 날이었다. 성현아는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 잠깐 출연한 적은 있다. 본격적인 영화 복귀는 2006년 ‘시간’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 때문인지 컷 사인이 나자마자 모니터 앞으로 달려가 방금 연기한 내용을 살펴보는 눈빛에도 단단한 각오가 엿보였다.

“참 무더운 여름이에요. 야외에 서 있으면 땀이 줄줄 나는 날인데도 마음이 편하고 어려운 줄 모르겠어요. 더워도 힘들어도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성현아는 최근 몇 년간 겪은 어려움을 어느덧 이겨냈다. 자신에 믿음을 준 팬들, 용기를 준 지인들, 기회를 준 방송·영화인들 덕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저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성현아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줬다.

“일곱살 된 아들이 가장 큰 원동력이죠. 아들을 보면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마음을 단단하게 먹게 되요. 그 시작은 제 천생 직업인 연기에 충실하는 거죠. 대본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주위의 조언도 많이 들으려고 다짐해요. 오늘 영화 촬영에서 만난 스태프 한 명 한 명도 모두 고마운 분들이고요.”

성현아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틈틈이 이뤄진 인터뷰에서 지금 마음가짐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이달 중순께 마지막 촬영을 앞둔 ‘파도야 파도야’ 이후 어떤 작품에 출연할지 기대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제의가 왔는데, 촬영 스케줄이 겹쳐 포기해 아쉬웠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인터뷰 말미에 성현아는 자신의 아이 성씨를 바꿨다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놨다.

“얼마전 아들 성씨를 제 성을 따 ‘성’(成)으로 바꿨어요. 아들의 엄마를 넘어서 영원한 보호자가 되고 싶었어요. 앞으로 제 아들에게 멋진 엄마로 남고 싶어요. 앞으로 다른 평가를 받고 싶은 게 제 각오이니 지켜봐 주세요.”

배우 성현아 프로필 사진.(사진=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