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in 대선]①선거운동 돌입…트로트시장 활력소 될까?

by김은구 기자
2017.04.16 07:00:00

박구윤,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장미대선’을 앞두고 트로트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5월9일 대선에 앞서 당분간 전국 각지가 트로트 물결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후보들 진영에서 17일부터 진행할 선거운동에 선거로고송(이하 선거송)들을 동원하는데 전례를 살펴보면 트로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올해도 선거운동 시즌을 앞두고 트로트 가수 소속사들에 노래의 사용 가능여부를 타진하는 전화들이 적잖이 걸려오고 있다. 트로트계 스타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홍진영의 노래 ‘사랑의 배터리’는 물론 박상철의 ‘무조건’, 박구윤의 ‘뿐이고’ 등 선거송으로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이 이번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예 한가빈 측도 노래와 관련해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 개사 쉽고 남녀노소 아우르는 리듬

선거송으로 트로트 음악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흥겹고 쉬운 리듬에 기인한다. 선거송은 대중이 친근감을 갖고 있는 노래들이 많이 채택된다. 당장 인기가 높은 노래도 좋지만 오랜 기간 남녀노소를 아우르며 귀에 익숙해진 노래의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거리의 선거운동 차량이나 후보들의 유세 현장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오랜 시간 대중이 흥얼거릴 수 있다면 해당 후보에 대한 기억을 확실하게 남길 수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윤명선·이하 한음저협)에 따르면 저작인격권에만 문제가 없다면 어느 노래든 선거송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갖는 정신적·인격적 이익을 법률로써 보호 받는 권리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각 후보들은 선거송으로 선택한 노래들을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개사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저작자가 개사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문제만 아니라면 어느 노래든 정당한 사용료만 지불하면 선거송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대선 이후 5월 축제 시즌까지 붐 잇자

트로트 가수들과 이들이 소속된 기획사에서는 선거운동으로 대중성이 높아진 트로트의 기세를 대선 이후까지 끌고 가고 싶어 한다. 축제의 시즌인 5월이기 때문이다. 화창한 봄, 만개하는 꽃,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희망적 분위기까지 고조되면 무엇 하나 축제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는 없다. 흥겨운 리듬이라면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좋겠지만 특히 트로트는 중장년층부터 어린 연령대까지 모두를 신명나게 만든다.

트로트 가수와 기획사들에는 특히 시장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축제, 행사의 무대가 트로트 가수의 주요 수입원인데 지난해 11월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인한 전국적인 촛불집회 등으로 각종 지자체, 계절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면서 손해가 컸기 때문이다. 5월 대선도 행사 업계에는 악재라고 할 수 있지만 대선 이후 축제 분위기가 평소보다 더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가빈 소속사 강웅비 마이클미디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한가빈의 ‘꽃바람’이 선거송으로 채택돼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후 축제시즌까지 기세를 이어간다면 큰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