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GD·2NE1, `YG 삼각편대` 위력 무섭다
by조우영 기자
2012.08.27 05:52:22
상호보완 시너지 효과 커
YG 양현석 "이제 시작이다"
|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싸이, 지드래곤, 빅뱅, 2NE1(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한류 공습의 한 축을 맡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파괴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가늠할 순 없지만 YG의 장밋빛 전망에 대해서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7일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6000만 건을 돌파했다. 국내 가수 중 역대 최단 시간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 25일 공개된 빅뱅 지드래곤의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 뮤직비디오도 이틀만에 45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 ‘소녀들의 우상’ 저스틴 비버의 기획사와 유명 힙합 스타 티페인이 최근 싸이에게 손을 내밀었고, 지난 24일 투애니원의 LA콘서트 현장에는 윌아이엠 등 현지 대형기획사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해 관심을 표명했다. YG에 쏠리는 전 세계 팬들의 관심아 더욱 남달라졌다.
빅뱅·투애니원(2NE1)·싸이·세븐·에픽하이·거미·지누를 비롯해 강승윤·김은비 등 개성 있는 실력파 신구 가수들이 YG에 줄줄이 포진하고 있었다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상 아이돌 그룹 빅뱅과 투애니원(2NE1) 투톱 체제였다. 세븐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고 에픽하이·거미 등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가수는 아니다. 신예 보이·걸그룹과 SBS ‘K팝스타’ 출신 수펄스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이들이 단박에 정상급 스타로 올라서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YG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싸이가 ‘월드 스타’로 급부상하면서 ‘막강’ 삼각편대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이들이 끌고 당기고 밀어주는 효과는 YG 대표 주자가 투톱에서 쓰리톱으로 늘었다는 수치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독도 분쟁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는 일본 내 한류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엔터 산업계에서 YG는 한결 숨통을 텄다. 싸이는 애초 9월께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강남스타일’ 유명세로 미국 시장 문을 먼저 열었다. 약 10일간의 미국 일정 소화 후 지난 25일 귀국한 싸이는 향후 계획에 대해 함구했지만 “곧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YG는 한·일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지기 전인 올해 상반기 빅뱅 월드투어 일본 공연과 ‘YG패밀리’ 콘서트로 총 31만명을 동원해 공연사업으로만 이미 494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9월 투애니원 월드 투어 일정이 일본서 남아 있지만 아직 티켓 예매자 취소나 환불 요구 사태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뱅은 북·남미와 유럽 지역 16개국 25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일본을 포함한 월드투어 총 관객 수는 60만5000여 명 이상이 될 것으로 YG는 전망하고 있다. K팝의 성장과 싸이의 인기 가세에 힘입어 YG는 2012년 역대 최고 매출액 달성이 확실시 된다.
올해 상반기 빅뱅과 투애니원이 콘서트와 음원 차트를 휩쓸며 K팝 기반을 다졌다면 싸이는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YG 주가를 제대로 높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 공개된 지난 7월15일 이후 YG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7월16일 4만 6700원이던 YG 주가는 8월24일 종가 기준 6만2500원을 기록했다. 시가 총액은 4800억원 대에서 6450억원 대로 165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싸이가 진정한 월드 스타로 떠오른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이제 시작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싸이 효과’가 빅뱅과 투애니원에 이어질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으나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 누가 누구의 덕을 본다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상승효과로 봐야 한다”며 “이들 삼각편대의 앞으로 활약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미국 주요 방송 프로그램 몇 개 나간 게 전부다. 기대는 되지만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진중한 자세를 보였다.
기존 YG의 투톱 빅뱅과 투애니원이 힙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지만 남녀 아이돌 그룹이란 성별 차이 외 큰 차별점은 없었다. 싸이는 다르다. ‘아이돌’이 아닌 이른바 ‘돌+아이’에 가까워 보이는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다. 그는 자신의 콘서트장을 찾는 관객을 ‘광객(狂客)’으로 바꿔 놓는 ‘마성의 가수’다.
그의 세계적인 유명세는 K팝의 대명사를 바꿔놓았다.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싸이 열풍의 가장 큰 성과는 아이돌로 대표되던 K팝의 다양성과 그 음악이 세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한 문화적 파급 효과를 경제 가치를 환산하면 “충분히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싸이의 캐릭터나 ‘강남스타일’ 문구를 활용한 MD상품이나 상표권 등 부가적인 시장도 YG는 노려볼 수 있다. 지난 21일 독일의 한 온라인 쇼핑몰 ‘스프레드 셔트’에서는 이미 ‘강남스타일’을 모티브로 한 티셔츠가 공개돼 벌당 16.9달러에 팔려나갔다. YG는 이를 문제삼지 않고 있지만, 현재 제일모직과 글로벌 패션 마켓 공략에 나선 YG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그간 빅뱅과 투애니원 멤버들이 트렌드를 이끄는 패션 감각으로 관련 업계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끼쳐온 점을 떠올리면 싸이 만의 톡특한 ‘(강남)스타일’은 감초 같은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