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야스, 무적함대 구해낸 최강 방패
by이석무 기자
2012.06.28 07:03:10
| 스페인의 유로2012 결승행을 이끈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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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무적함대’ 스페인에는 최강의 창 뿐만 아니라 최강의 방패도 버티고 있었다.
스페인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유로2012 4강전에서 정규시간과 연장전까지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사실 이날 스페인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제로톱을 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알바로 네그레도를 선발출전시켰다. 하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네그레도는 후반 초반에 교체아웃됐다.
이후 스페인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투입해 제로톱을 부활했다. ‘네그레도 카드’가 실패했다는 것을 델 보스케 감독 스스로 인정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네그레도의 기용은 이후 페르난도 토레스나 페르난도 요렌테와 같은 공격 자원의 투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반면 포르투갈은 스페인에게 천적과 다름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페페, 파비우 코엔트랑 등은 스페인의 스타일과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스페인의 점유율 게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 스페인을 상대할줄 아는 포르투갈의 자신감이 경기 내내 잘 나타났다.
하지만 스페인은 승부차기라는 벼랑 끝 승부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이케르 카시야스(31.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시야스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모든 이들이 눈과 귀가 그에게 쏠렸다. 더구나 스페인 1번 키커 사비 알론소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의 손에 걸려 카시야스의 중압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카시야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포르투갈 1번 키커인 주앙 무티뉴의 슈팅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림같이 막아냈다. 카시야스의 선방은 포르투갈로 넘어갈뻔 했던 경기흐름을 다시 스페인쪽으로 되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결국 스페인은 이후 4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킨 반면 포르투갈은 4번 키커 브루누 알베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2000년부터 스페인 대표팀 골문을 지킨 카시야스는 이미 2009년 11월에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현재는 A매치 출장 기록을 136경기까지 늘렸다.
또한 카시야스는 지난 달 30일 한국전에서 95승째를 챙기며 릴리앙 튀랑(프랑스)의 개인 통산 최다 A매치 승리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또 이날 경기 포함 78경기 무실점 기록도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이날 포르투갈전은 승부차기 승리라 공식 기록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된다. 현재 A매치 99승을 거둔 카시야스는 1승만 추가하면 전무후무한 A매치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