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이승준,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by조선일보 기자
2010.07.16 08:06:30

아시안게임 농구 대표 '귀화 1명 제한'에 고민

[조선일보 제공] 전태풍(30·KCC)이냐, 이승준(32·삼성)이냐.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농구 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이 두 귀화 선수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두 선수 모두 경기력은 출중하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규정상 한 명만 데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FIBA(국제농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귀화선수는 각국 대표팀당 한 명만 선수로 등록할 수 있다. 한국의 또 다른 혼혈 선수 김민수는 이중 국적자(아르헨티나·한국)였다가 아르헨티나 국적을 버리고 우리 국적을 회복한 사례라 '귀화선수 규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전태풍과 이승준은 미국 국적만 가지고 있다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 귀화했기 때문에 이 규정에 해당이 된다.

농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15일 이곳에서 만난 전태풍은 "나는 한국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라고 했다. 그는 KCC 소속으로 뛰며 어시스트 4위, 스틸 6위, 득점 15위(3점슛 4위)로 전천후 활약을 했다.



전태풍은 15일 NBA(미 프로농구) 진출을 노리는 유망주들이 나선 뉴올리언스 호니츠와의 연습경기에서 11점을 올려 기량을 입증했다.

삼성 소속인 이승준은 뛰어난 신체조건(2m04·107㎏)을 앞세운 높이와 힘이 강점. 이승준은 미국 전지훈련 기간에 치른 6번의 연습경기에서 평균 7.5점(2.7리바운드 1.8블록슛)을 올렸다. 잦은 '개인 플레이'가 단점. 이승준은 "감독님의 패턴 플레이에 맞추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팀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유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유 감독은 "전태풍은 최고의 가드이며, 이승준은 높이에 강점이 있어 누구도 그냥 보내기 아깝다"며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데려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