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이동국, 허정무호 첫 풀타임 소화

by송지훈 기자
2010.01.19 07:03:25

▲ 한국축구대표팀 공격수 이동국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타깃맨 자원으로 테스트를 받고 있는 '라이언킹' 이동국(전북현대)이 허정무호 발탁 이후 처음으로 A매치를 풀타임 소화하며 핀란드전 승리에 일조했다.

이동국은 19일 새벽(한국시각) 끝난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허정무호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해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참가한 각종 평가전을 통틀어 이동국이 90분을 모두 소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동국은 허정무 감독의 주문사항을 의식한 듯, 이전과는 다른 플레이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상대 위험지역을 폭넓게 움직이며 수비진을 교란했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슈팅 기회를 노렸다. 한국의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내려와 상대의 볼을 빼앗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동국의 '변신'과 맞물려 허정무호 또한 모처럼 준수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북유럽의 복병 핀란드와 맞붙은 한국은 전반40분에 터진 오범석(울산현대)의 선제골과 후반 16분 이정수의 추가골을 묶어 2-0 완승을 거뒀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전반 초중반에는 상대의 강한 압박전술을 뚫어내지 못해 고전했지만, 김두현(수원삼성)을 투입하며 4-2-3-1 전형으로 변화를 꾀한 이후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거머쥐며 종료 때까지 우위를 유지했다.

허정무 감독이 김신욱(울산현대) 등 포지션 경쟁자를 활용하는 대신 이동국에게 풀타임을 소화할 기회를 준 것 또한 '달라진' 이동국의 플레이를 면밀히 관찰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전-후반 90분간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는지, 전형 변화에 따른 적응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다각도로 점검했다는 의미다.

물론 핀란드전을 통해 선보인 이동국의 경기력에 대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평가하긴 어렵다. 적극적인 플레이스타일은 돋보였으나, 최전방 공격수로서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잡고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파상공세를 펼친 후반 들어 공격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 또한 개선을 요하는 부분이다.

이동국은 핀란드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허정무호 타깃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건 가능성을 경기력으로 치환하기 위한 선수 자신의 노력 뿐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이동국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주어진 찬스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는 집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