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연승 노리는 '새신랑' 박현성 “예비신부가 제겐 가장 큰 힘이죠”
by이석무 기자
2025.02.06 00:01:00
 | 1년 2개월 만에 UFC 경기에 나서는 ‘플라이급 기대주’ 박현성. 사진=이석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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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에서 열리는 UFC 경기를 앞둔 박현성이 자신의 얼굴이 담긴 대회 포스터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U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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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반드시 KO승을 거둬 예비신부에게 멋진 결혼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미국 종합격투기 UFC 플라이급에서 활약 중인 박현성(29)은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둔 ‘예비신랑’이다. 일생일대 중요한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 또 한 번 오픈핑거 글러브를 낀다.
박현성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뉴사우스 일즈주 시드니시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312: 뒤 플레시 vs 스트릭랜드 2’ 언더카드에서 몽골의 투멘뎀베렐 냠자르갈(26)과 격돌한다.
박현성 입장에선 부담이 큰 경기다. 결혼식을 앞두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만약 패하고 돌아오면 결혼식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 있다. 하지만 박현성은 덤덤하다. 오히려 오랫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하던 차에 잘됐다는 반응이다.
종합격투기 데뷔 후 9전 전승을 기록 중인 박현성은 지난 2023년 11월 UFC 첫 경기를 화끈한 KO승으로 장식해 크게 주목받았다. 곧바로 지난해 6월 두 번째 경기를 가지려 했지만, 훈련 도중 무릎 인대 파열로 일정을 취소했다. 1년 여 쉬는 동안 결혼식 날짜를 잡았는데, 갑작스레 UFC에서 경기 오퍼가 왔다.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옥타곤에 오르게 됐다.
박현성은 “이번에도 경기를 못하면 계속 못 할 것 같아서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번 경기가 내게는 ‘혼수장만 프로젝트’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UFC의 맛을 본 박현성이지만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격투기 선수로서 열심히 하면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UFC에 진출한 뒤 웬만한 회사원 연봉 수준의 파이트머니를 받았다”면서 “이제는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오로지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좋다. 확실히 UFC 선수로서 대우받는다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박현성과 맞붙는 냠자르갈은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 몽골 출신답게 남다른 근력을 자랑한다. 경기 시작 버저가 울리자마자 탱크처럼 몰아붙이는 ‘닥공(닥치고 공격) 스타일’이다. 기술적으로는 박현성이 월등히 앞서지만, 한방을 조심해야 한다.
박현성은 “상대 선수는 공격력이 강하지만 약점도 분명한 것 같다”며 “타격과 그라운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물 흐르듯 경기를 풀어갈 생각이다. 물론 목표는 KO나 서브미션으로 끝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현성은 김동현, 정찬성 등의 뒤를 이어 UFC 코리안 파이터의 간판스타 자리를 노린다. 아직은 UFC 신인이지만 타고난 재능이나 운동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미래가 밝다는 평가다. 그는 “눈앞에 놓인 경기를 이기는 것만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번 경기에서 꼭 승리해 예비신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