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세계수영 男 자유형 400m 금메달 쾌거...박태환 이후 13년 만

by이석무 기자
2024.02.12 03:04:02

한국 수영의 기둥 김우민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우민(가운데)이 은메달리스트 일라이자 위닝턴(왼쪽), 동메달리스트 루카스 마르텐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수영의 새로운 기둥 김우민(22·강원도청)이 세계적인 강자들을 제치고 박태환(34) 이후 13년 만에 한국 수영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김우민은 1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도하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71을 기록,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박태환 이후 김우민이 처음이다. 박태환은 앞서 2007년 멜버른과 2011년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우민 덕에 한국 수영은 13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이날 김우민이 기록한 3분42초71은 박태환이 보유한 한국 기록 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던 3분43초92은 무려 1초21이나 앞당겼다.

은메달은 3분42초86의 일라이자 위닝턴(23·호주)이 차지했고 동메달은 3분42초96의 루카스 마르텐스(22·독일)에게 돌아갔다. 김우민은 2위 위닝턴보다 0.15초 빨랐다.

김우민은 앞서 열린 예선에서 3분45초14를 기록, 전체 3위로 결승에 올라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예선 기록은 위닝턴이 1위(3분44초37), 독일의 루카스 마르텐스가 2위(3분44초77)였다.

결승에서 3번 레인에 배정된 김우민은 스타트부터 스피드를 올리면서 승부를 걸었다. 초반 50m를 2위)(25초32)로 통과한 뒤 스피드를 끌어올려 1위로 올라섰다. 300m 지점까지 ‘세계 기록 페이스’를 유지할 정도로 독주를 이어갔다.

300m 이후 구간 기록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초반에 격차를 벌려놓은 덕분에 선두 자리를 계속 지켰다. 마지막 50m를 남기고는 위닝턴이 무섭게 따라붙었지만 끝내 김우민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최종 50m 기록은 김우민이 27초89였던 반면 위닝턴은 26초67이었다.

김우민은 대회를 거듭할 때마다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에 오르며 주목받은데 이어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5위러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3관왕(자유형 400m, 자유형 800m, 남자 계영 800m)에 오르면서 중장거리 아시아 최강으로 우뚝 섰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김우민은 올해 열릴 파리올림픽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금메달은 세계적인 강자들이 거의 모두 참가한 가운데 이룬 것이라 더 의미가 크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는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1∼4위 선수 가운데 금메달리스트 새뮤얼 쇼트(호주)만 불참했다. 2위를 차지한 위닝턴은 2년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3위 마르텐스는 후쿠오카 대회 때도 3위에 오른 바 있다.

후쿠오카 대회 4위 길헤르메 코스타(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도 4위에 그쳤다. 후쿠오카 대회 2위이자 도쿄 올림픽 챔피언 아메드 하프나우위(튀니지)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수영은 다이빙에서 김수지(25·울산광역시청)가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 이재경(24·인천광역시청)과 함께 출전한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경영 종목 첫날에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역대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한국 수영의 단일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은 2007년 멜버른 대회에서 작성한 2개였다. 당시 한국인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김우민의 금메달로 한국 수영은 역대 세계선수권 메달을 9개(금 3개, 은 1개, 동 5개)로 늘렸다. 이번 대회 이전에 한국 수영은 박태환 외에도 김수지가 따낸 2019년 광주 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동메달, 황선우(20·강원도청)가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 1개(2022년 부다페스트)와 동메달 1개(2023년 후쿠오카)을 수확한 바 있다.

김우민은 시상식을 마친 뒤 “레이스를 잘 마친 것 같아 후련하고 저의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금메달로 시작해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승을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잡고 훈련 중임에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어서 파리올림픽에선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우민은 “더 큰 무대인 올림픽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훈련하고 싶다”며 “올림픽까지 훈련을 잘 소화하면 좋은 기록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